험난한 한 주

아직 삼재였던 거시야....

by 펠릭스

월, 수, 금. 이렇게 매일 3일씩 글을 쓰려고 노력했는데, 지난주 금요일부로 그 노력이 깨졌습니다. 크고 작은 사건 사고들이 펼쳐졌거든요. 무계획적으로 살아가는 사람만 겪을 수 있는 그런 사건 사고들이 연달아 일어났습니다.



이야기의 시작은 캠핑으로 시작됩니다. 새해 첫날 다녀왔던 캠핑이 너무 즐거웠기에 마지막으로 한번 더 캠핑을 가기로 합니다. 이번에는 경주. 예전에도 두어 번 다녀온 곳이어서 굉장히 마음 편하게 준비를 시작합니다. 굉장히 편하게... 말이죠.


기간은 금, 토, 일. 금요일 오후에 아이를 데리고 캠핑장으로 달려가고, 일요일에 돌아오는 계획을 세웁니다. 추위로 인해 아이와 함께 텐트를 치기 힘들 거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금요일 오전 일찍 장비를 들고 건너가 점심을 먼저 먹고, 한 명은 텐트를 설치하고 나머지 한 명은 아이를 데리고 오는 계획을 세웁니다. 사실 작년에도 비슷한 작전을 진행한 적이 있어서 안일한 마음으로 준비를 이어갔습니다.





금요일.


아이를 유치원에 보내고, 11시에는 출발한다는 목표로 준비를 시작합니다. 한번 더 왔다 갈 예정이니, 큰 짐만 먼저 챙겨가면 될 거란 생각으로 느슨하게 준비하기 시작했습니다. 평소라면 체크리스트를 보며 하나하나 확인하는데, 이미 한번 다녀왔었고 - 또 부족한 게 있으면 와서 챙겨가자는 마음으로 대충대충 챙기기 시작합니다.




1.

너무 대충대충 챙기다, 챙겨야 할 것들이 계속 나와서.... 출발이 12시 30분으로 늦춰집니다.


2.

원래 가려고 했던 식당은 만석이 되었고, 2시간이나 기다려야 한다고 하네요. 결국 점심은 김밥으로 교체.


3.

텐트도 뭔가 잘 안쳐집니다....?


4.

아이를 데리러 가는 시간이 20분이나 늦었습니다... 유치원에서 아이를 데려와야 했는데, 하필 하교 시간이다 보니 차가 막혀서 더 늦어졌네요.


5.

집에서 챙겨야 할 짐들이 더 생겨서 또 챙긴다고 시간이 지연. 거기다 짐도 늘었습니다.


6.

가는 길, 차에 기름이 다 떨어졌네요.... 그리고 이 과정에서 캠핑용 등유는 망각하고 차에 기름만 채워 넣습니다.


7.

아내는 저와 아이가 캠핑장에 들어오니, 반가운 나머지 급하게 뛰어나오다 손에 화상을 입습니다.


8.

대충대충 챙겼더니, 수건을 하나도 안 챙겼습니다...? 씻을 수 없는 상황이 발생했습니다. 그 와중에 아이는 간단하게 씻는다고 좋아하네요.


9.

바람이 많이 불어 팩을 추가로 설치하다 손가락을 찧었습니다.




이렇게 몸도 마음도 지친 상태로 캠핑장을 보냅니다. 이로서 금요일에 글을 쓰지 못한 변명은 끝났습니다. 하지만 사건 사고는 끝나지 않았네요.





토요일.


순탄하게 시작하길 바랐던 하루지만, 새벽부터 큰일이 벌어집니다. 금요일에 캠핑용 등유를 망각했다고 했었죠? 새벽 5시쯤, 문제가 생기기 시작합니다.




1.

새벽 5시, 팬히터에서 등유 부족 경고 알림이 울립니다. 그리고 곧 팬히터가 꺼집니다. 이 날 새벽 온도는 영하 6도.


2.

온 가족이 끌어안고 부들부들 떨며 버팁니다. 8시까지 덜덜 거리며 버티고, 8시가 되자마자 옷을 입고 경주 시내 목욕탕으로 갑니다.


3.

큰 규모의 스파를 찾아가서 다 함께 목욕을 하려고 합니다. 아이는 목욕탕에 가기 싫다며 떼를 쓰고 결국 아이랑 싸웁니다...


4.

어찌어찌 목욕탕에 들어갔는데, 아이랑 싸운다고 목욕 용품을 두고 왔습니다....!?


5.

그래도 목욕탕 안에서 아이는 즐거워했습니다. 아이의 평가는 "매일 가자!!".



이후는 순탄하게 흘러갔습니다. 여유 있게 시간들을 보내며, 월요일부터 다시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을 거라 생각했습니다.





일요일.


이제 캠핑장에서 집으로 가야 합니다. 아침 일찍부터 짐을 싸기 시작하고, 정신없이 준비합니다. 등유도 잘 넣어서 잠도 잘 잤고, 큰 문제없이 보낸 듯합니다. 새벽에 경주에 산불이 났단 재난 문자 외에는 큰 문제없이 보낸 듯합니다. 너무 추웠다는 것만 뺀다면, 순탄했습니다.




1.

너무 추웠던 나머지 텐트가 조금 얼었습니다.


2.

텐트를 해체하다, 지갑이 보이지 않는단 사실을 알았습니다. 옷 사이에 지갑을 넣어뒀던 거 같은 기억이 나, 집에서 찾아보기로 하고 우선 철수합니다.


3.

집에서 짐들을 모두 풀었지만, 지갑을 찾지 못했습니다....?




하루의 마지막, 충격적인 사실과 마주했습니다. 지갑을 잃어버렸네요... 돈은 얼마 안 들어 있어서 괜찮은데, 신분증에 카드에... 재발급이니 뭐니 하려고 하니 눈앞이 캄캄해집니다. 갑자기 불안해지기 시작했네요. 목욕을 하고 잃어버린 거 같은 기분이 들어, 다음날 전화해 보기로 합니다.





다음날, 전화를 하려고 연락처를 찾아보니 휴무일이라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어쩔 수 없이 하루를 또 보냅니다.


다시 또 다음날. 전화를 해서 지갑에 대해 문의를 하고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정말 운이 좋게도, 지갑이 있다는 연락을 받습니다. 아이를 유치원에 보내자마자 다시 경주로 달려갑니다. 정말 다행스럽게도 지갑을 찾았습니다!! 기분이 좋아졌습니다. 한번 더 경주에 오기 위해 일부러 두고 왔단 농담을 할 수 있는 상태가 되었습니다.


신경 쓰이던 일도 사라졌고, 이제부터 순탄하게 하루하루를 보낼 수 있으리라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그 뒤로도 크고 작은 사건들이 펼쳐집니다.



하루는 주차 시비가 생긴다거나.

하루는 새로 산 물건에서 손에 가시가 박힌다거나.

하루는 하던 일이 갑자기 끝나버린다거나.



이 외에도 하루에 한 번꼴로 크고 작은 일들이 생깁니다. 그렇게 험난했던 한 주를 보내고... 지금은 조금 조용한 하루가 시작되었네요.


정말 여러 가지 교훈을 얻은 한 주가 되어버렸네요... 다음주 부터는 다시 루틴대로 돌아갈 수 있길 바라며!


20260207_112232.jpg 토요일, 점심을 먹은 뒤에 찍은 사진. 망각의 동물은 무섭게도 이 기억이 제일 강하게 기억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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