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혜로운 동업, 성공적인 창업의 첫 걸음 by 법무법인 어진 신영준변호사
창업을 하다보면 자금조달 문제나 전문가 확보 등을 위해 동업을 하게 되는 경우가 흔히 발생합니다. 그런데 아무래도 동업이 성공한 사례보다는 동업자들 간의 다툼으로, 소송으로 비화한 사례들이 세간의 관심을 끌 수밖에 없다 보니 동업은 하는 것이 아니라는 분위기가 있는 것도 사실인 것 같습니다.
저 역시 기존 근무하던 로펌에서 독립하여 개업을 하는 것을 고민하면서 믿을 만한 친구들과 동업을 하게 되었는데, 선배 변호사님들이나 주변으로부터 동업을 유지하는 것이 쉽지 않다는 조언을 많이 들었습니다.
아무리 돈독한 우정을 자랑하는 친구나 선후배 사이라도 사소한 불만이나 아쉬운 부분들이 조금씩 쌓이고, 여기에 돈 문제까지 끼게 되면 사람의 마음이 갈라지는 것이 순식간이라는 의견도 현실적으로 다가옵니다.
그러나 동업이 필요없을 정도로 자본이나 기술이 충분한 상황이 아니라면, 처음부터 의심에 찬 눈초리로 동업자를 바라보기 보다는 동업의 필요성을 인식하면서 어떻게 지혜로운 동업관계를 유지할 것인가를 고민하고 실행하는 것이 더 필요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동업은 구체적인 형태에 따라 적용되는 법률이 달라질 수 있으나 1차적으로 가장 중요한 것은 동업자들 간에 체결하는 동업계약이라고 할 것입니다. 구두계약도 계약으로서의 효력이 인정되고 있기 때문에 말로 오간 합의도 동업계약이라고 할 수 있겠지만은, 말로만 오간 합의 내용을 실제 법원에서 명확히 입증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고, 각자의 입장에서만 유리하게 해석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가급적 객관적, 중립적인 문자를 통해 서면계약을 체결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동업계약에는 일반적으로 동업자들의 인적사항, 동업하는 사업의 목적 및 내용, 동업자의 출자방법 및 출자금액, 지분구성 및 손익분배, 지분양도에 관한 사항, 동업자들간의 역할분담, 동업체의 의사결정방법, 동업체 해산 시 잔여재산분배에 관한 사항, 동업체의 해산사유, 영업비밀유지 및 경업금지에 관한 사항, 동업계약 위반 시 손해배상에 관한 사항 등이 포함되고, 구체적인 동업체 형태 및 동업자들의 필요에 따라 다양한 조항을 추가할 수 있습니다.
다만 계약의 내용이 법률에 위배되는 경우에는 해당 계약조항이 무효로 될 수 있으므로 계약으로 써두었다고 해서 항상 효력이 있는 것은 아니라는 점은 유의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잘 작성된 동업계약서가 있을 경우 실제 업무 시에 훌륭한 가이드라인이 되어줄 수 있을 뿐 아니라, 나중에 혹시라도 동업자들 간에 이견이 발생하거나 분쟁이 발생하였을 경우에 분쟁을 해결할 수 있는 도구가 될 수 있습니다.
다만 문서화된 동업계약서는 성공적인 동업의 필요조건이지 충분조건이 아니기 때문에, 형식적으로 동업계약서를 꾸미기에 앞서 본질적으로 동업의 필요성과 지속가능성을 고민하고, 동업자들 간에 허심탄회하게 대화하고 협의를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할 것입니다.
우리나라에서 성공적인 동업사례로 회자되는 삼천리는 1955년 10월 1일 2명의 창업주에 의해 공동으로 설립되었는데, 2명의 창업주가 각자의 아들에게 남긴 동업서약서에는 다음과 같이 쓰여 있었다고 합니다.
“한 사람이 세상을 떠나면 다른 사람이 남은 가족의 생계를 책임진다. 투자비율이 다르더라도 수익은 절반씩 나눈다. 한 사람이라도 반대하면 중요한 의사결정을 할 수 없다.”
상호 부족한 면을 서로 보완하면서 업무를 분담하고, 자신의 장점을 부각하되 상대방을 통해 단점을 보완할 줄 아는 지혜로운 동업, 성공적인 창업을 기원하며, 삼천리의 창업주인 고 유성연 회장님의 동업에 관한 조언과 함께 글을 마칩니다.
"동업은 성공뿐만 아니라 실패도 함께 하는 것이다. 동업을 하려는 사람들이 있다면 나는 이렇게 말해주고 싶다. 자본금을 60대40으로 출자해서 시작하더라도 이익금은 50대50으로 나눌 수 있는 자세가 되어 있다면 동업을 하라고. 서로 자신의 이익금이 많고 적음을 따지게 되면 동업관계는 절대로 오래가지 못한다. 서로 내가 먼저 아량을 베풀어야 상대방이 고마워서 더 노력하게 된다. 내가 돈을 좀 더 많이 냈으니까, 그리고 내가 더 노력했으니까 이익도 더 많이 가져야겠다는 생각으로는 동업을 할 수 없다. 동업이란 시작할 때 서로 가졌던 믿음과 기대를 한결같이 유지할 수 있어야 한다."
신영준 변호사 | 법무법인 어진
대학에서 경영학을 전공했고, 로스쿨에 진학하여 변호사가 되었으며, 고양이를 키우고 있습니다. 금융과 기업자문 변호사로 커리어를 시작했고, 로펌에서 독립하여 개업한 후 업무 영역을 넓혀가고 있습니다.
국내외 다양한 기업 담당자들과 함께 일하면서 기업경영과 법률에 관심을 가져왔으며, 기업법무, 상거래, M&A, 경제범죄, 기업소송 등의 분야에서 보고 듣고 배운 것들을 바탕으로 고객의 법률적 고민을 함께 해결하고자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