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기업을 만나다 : 임팩트 게임 제작사 <겜브릿지> 도민석 대표
‘임팩트 게임’ 이라는 단어를 아시나요?
사회적으로 이슈가 되는 내용을 다루고 그를 통하여 사회적 가치를 이끌어내는 게임을 바로 ‘임팩트 게임’이라고 합니다. 오늘은 바로 ‘임팩트 게임’을 만들고 있는 회사, ‘겜브릿지’의 도민석 대표님과의 인터뷰를 다루었습니다. 12월 1일, 런칭을 앞두고 있는 게임 <웬즈데이>, 바로 그 제작사입니다.
(웬즈데이 기사링크) http://www.dt.co.kr/contents.html?article_no=2020101502109919053002&ref=naver
필진 : 요즘 많이 바빠 보이세요!
도민석 대표 : 네, 저희가 올해 12월 1일에 출시 예정인 <웬즈데이> 출시 준비 막바지 하고 있구요, 더불어 투자유치, IR도 하고 있어서 조금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습니다.
필진 : 임팩트 게임이라는 게, 사회적으로 영향을 줄 수 있는 테마를 총칭하는 것인가요? 아니면 특별히 그 의미가 쓰이는 것이 있나요?
도민석 대표 : 저희가 지향하는 임팩트 게임은 ‘최대의 감동을 드리는 게임’이라고 표현할 수 있을 것 같구요, 그 감동을 전달하는 게임의 주제가 우리의 일상과 맞닿아 있거나, 우리의 삶과 사회를 돌아보는 효과를 주는 게임을 임팩트게임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학문적으로 보면 미국에서 시작되었던 ‘교육과 학습 연구용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시리어스 게임이 발달하면서 그 중에서 게임의 좋은 영향을 바탕으로 교육용 게임을 만들던 것들이 소셜이슈나 역사적 이슈를 다루기 시작하면서 임팩트 게임이라는 분야가 생기기 시작했구요.
필진 : 선뜻 이 분야를 시작하기가 쉽지 않았을 텐데 특별히 이 부분에 몸담게 되신 계기가 있으실까요?
도민석 대표 : 대학생 때 진로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하다가 당시에 원형 탈모가 굉장히 심하게 왔었어요. 그것을 어떻게 고칠까 고민하다가 스트레스 해소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했고, 제가 좋아하는 일을 하는 것이 가장 좋겠다 라는 결론을 내렸어요. 당시에 스트레스 관련하여 힘들어하시는 분들을 위해 디지털 콘텐츠를 활용하는 멘탈 헬스케어 서비스를 대학생 때 런칭해봤었는데, 그 때 제작한 콘텐츠가 게임이라는 요소와 맞닿아 있더라구요. 게임적인 요소를 이용해서 스트레스나 우울증의 치료에 필요한 설문조사를 앱으로 할 수 있는 사업들을 했었고, 거기에서 가능성을 보았기 때문에 ‘게임으로 사람들에게 선한 영향력을 줄 수 있는 분야’의 공부를 하기 위해 대학원에서 공부를 했어요. 대학원에서 관련 연구를 하고, 소셜벤처 형태로 창업을 하게 되었구요.
필진 : 경험하셨던 것이 창업까지 연계가 많이 되셨던 것 같아요.
도민석 대표 : 네, 2010년부터의 경험이 지금까지 연계가 된 것 같아요.
필진 : 2010년이면 매우 오래전부터 창업을 준비하셨을 것으로 보이는데, 그래도 힘든 일이 많으셨을 것 같아요.
도민석 대표 : 네, 매일 힘들죠 (하하)
필진 : 제가 만나봤던 대표님들이 딱 그러시더라구요. 남에게 ‘창업하세요’라고 하는 것이 최고의 욕이라고.
도민석 대표 : 네, 저주….(하하하하)
필진 : 어떤 부분에서 가장 힘드셨어요?
도민석 대표 : 일단 제가 회사 출신이 아니다보니 사회경험이나 제품을 만들어내는 ‘일하는 방법’을 잘 몰랐던 것이 시간이 많이 걸린 것이 아닐까 싶어요. 저도 대학원 이후 창업을 한 케이스이다보니 회사 직원들에게 어떤 니즈가 있는지 잘 몰랐고, 실제 회사에서 게임을 만들었던 경험이 없다보니 게임을 만드는 프로세스나 그 안에서 필요한 프로젝트 관리 체계, 직원들의 직급체계 등 기업문화를 만드는 데에 매우 오래 걸렸어요. 아무래도 시간이 필요한 영역이다보니 이게 제일 힘들었던 것 같아요.
이것때문에 다른 것들이 힘들어진 것 같아요. 사업모델에만 집중할 수 없는데다, 투자유치를 하려면 사업모델과 내부 상황이 안정화되어야 하는데 이것을 무시하고 바깥으로만 돌면 오히려 내부 상황이 악화되니까요. 다들 베테랑들만 모인 것이 아니기 때문에, 개발진들이 개발하는 방식도 돌발상황이나 변수들을 이해하고 빨리 헤쳐나가는 것도 시간이 걸렸던 듯 하구요.
필진 : 한편으로는, 이전에 조직생활을 하지 않으셨기 때문에 새로운 조직문화를 만들어 나가실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어요. 그런 의미에서 우리 회사는 이런 강점을 가지고 있다, 이 부분은 자신있다, 라는 부분이 있으실까요?
도민석 대표 : 저희가 지향하는 가치를 모두가 공감하고 나아가고 있다는 것이 큰 강점인 것 같아요. 임팩트 게임이라는 단어를 설명하지 않아도 이에 대한 가치와 비전을 공유하는 분들이 지원하고 오시기 때문에, 힘든 상황에서도 더 똘똘 뭉칠 수 있는 것 같아요.
복지 부분이면 가족 문제나 병원 등으로 인한 휴가를 잘 사용하고 있다는 점? 그리고 '밥은 잘 먹자'라는 주의라서 무조건 점심이랑 간식까지 다 제공된다는 점? 이게 또 매우 중요한 것 같아요.
필진 : (밥을 잘 주는 회사, 제가 매우 좋아합니다)
필진 : 전체 창업하신 기간이 어느 정도 되시는 거예요?
도민석 대표 : 2016년 12월에 설립했으니까 벌써 4년째네요!
필진 : 만약 2016년으로 다시 돌아간다고 가정하면....
도민석 대표 : (급 당황) 아뇨, 다시 돌아가고 싶지 않아요. (웃음) 저 하루라도 이전으로 돌아가기 싫어요. 하루 이전에는 제가 몰랐던 게 그만큼 더 있었기 때문에 단 한 시간도 이전으로 돌아가고 싶지 않다고 생각하고 살고 있습니다. (웃음)
필진 : (하하하) 네, 그럼 지금의 기억을 모두 갖고 돌아간다면? 인생 2회차로? 이런 부분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겠다, 아니면 더 잘 할 수 있겠다 하는 부분은 어떤 것들이 있으실까요?
도민석 대표 : 지금 기억을 모두 갖고 가게 된다면, 저희의 첫 번째 작품인 <애프터데이즈>의 출시를 늦출거예요. 왜냐면, 뭔가 결과물을 내야 한다는 조급함 때문에 사실은 미완인 상태로 출시를 서둘렀던 것 같아요. 콘텐츠 기업이라면 그 작품이 전부 경력이 되고 포트폴리오를 보고 투자를 하고 좋은 분들이 오는 건데, <애프터데이즈>의 강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제가 너무 많이 서둘렀던 것 같아요. 그게 당시엔 여러가지 상황이 얽혀 있긴 했지만, 오히려 첫 작품에 집중해서 투자를 하고 좀 더 완성도를 높이고 평가를 더 잘 받았으면 이후에는 좀 더 잘 풀리지 않았을까 생각을 합니다.
그리고 그 당시에 2017년에 처음 오셨던 분들께도 더 잘해드렸으면 지금까지 같이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하게 되구요.
필진 : 그럼 지금까지 했던 것 중 가장 잘 했던 것은 어떤 부분이세요?
도민석 대표 : 포기하지 않고 계속 해온 것이요. 같은 분야를 계속 포기하지 않고 계속 이야기하고 만들고 포기하지 않다보니 응원해주시는 분들도 늘어나고, 함께 하는 팀원들도 늘어나고, 그게 가장 잘 한 것 같아요.
그리고 꾸준히 작은 성과들을 내기 위해 노력했던 것은 잘 한 것 같아요.
필진 : 보통 회사에서 추구하는 비전이 있으면, 대표님이 추구하는 가치, 의사결정의 척도가 되는 비전이 있으시잖아요? 그에 대하여 공유해주실 수 있으실까요?
도민석 대표 : 계속 고민하고 반성하는 문제인데요, 좋은 경영자와 좋은 사람의 차이를 제가 제대로 인지하지 못했던 것 같아요. 그 사이에서 좋은 리더와 좋은 대표로서 구성원들에게 투명하게 정보를 공개하고, 어떤 의사결정의 고민 과정을 구성원들과 함께 공유하면 대표가 심리적으로 덜 힘들어지지 않을까 합니다. 그동안은 저 혼자 고민했던 것들이 어찌 보면 팀원들에게 '대표가 고민을 하고 있다'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불안감을 줬던 것 같아요. 그런 불안감을 전달했기 때문에 저희 첫 직원이었던 분이 지금까지 함께 하지 못하시게 된 것 같아서 많이 반성하고 있어요.
좋은 사람은 모든 사람에게 좋은 사람이 되려고 노력하잖아요? 모든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지 말아야 하고. 근데 좋은 대표는 어떨 수 없이 회사 전체의 목표 달성을 위해 본인이 희생해야 하는 부분이 있는 것 같아요. 그런 부분이 무섭거나 두려워서 좋은 사람으로 남고자 한다면 조직 내의 갈등관리나 리스크 관리가 안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고 있구요.
또, 너무 좋은 대표와 성공한 대표가 되려고 노력하시는 분들이 점점 더 비인간적인 방향으로 향하게 되는 것을 역사 속에서 볼 수 있잖아요? 기업가 정신과 사회적 기업의 정신을 계속 되새겨서 조직 구성원들에게 갈 수 있는 희생을 최소화하되, 만약 누군가가 희생해야 한다면 에어비앤비처럼 그 분의 이후 커리어를 보장해줄 수 있도록 노력하는, 그런 인간성과 유대감을 대표가 갖고 있어야 하지 않나 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필진 : 네, 오늘도 명언을 듣고 갑니다!
이제 마지막 질문입니다. 대표님의 개인적인 2020년, 그리고 2021년의 목표가 있을까요?
도민석 대표 : 안정된 성장이 목표예요. 지금까지는 <웬즈데이>의 목표와 지금까지의 프로젝트 목표들의 마감일을 지키기 위해 달려왔거든요. 그러다보니 팀원들이 서로 이야기를 나눌 시간도 부족하고, 개인이 성장할 시간도 부족했고, 이로 인하여 다들 점점 벅차다고 느끼고 있었어요. 그리고 한 프로젝트가 끝나기 직전이면 피로도도 높으니까, 내년부터는 개인과 팀이 성장할 수 있도록 안정적인 조직문화를 구성하고 필요한 인원도 충원하고 그렇게 더 성장할 수 있는 바탕을 만들고 싶습니다.
도민석 대표 | (주)겜브릿지 대표
사회적인 이슈를 가지고 감동을 주는 게임을 만드는 (주)겜브릿지를 설립했습니다. 2020년 11월 27일 현재, 게임 <웬즈데이>의 출시를 4일 앞두고 있으며, 앞으로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더 좋은 게임을 만들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