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함은 도구에 불과하다

비밀이 드러나는 순간

by celestelake

솔직함이란, 내가 느끼는 감정들을 있는 그대로 표현하는 행위다.


그러나 그 솔직함의 깊이는 어디까지일까?

솔직하게 산다는 것은 단순한 일이 아니며,

누구나 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왜냐하면 그 진심이 다른 사람의 마음에 상처를 남길 수도 있고, “솔직하게 말하는 거야”라는 명목 아래 나의 욕구가 숨어 있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진정으로 솔직한 자기 인식을 마주한다는 것은 결코 쉽지 않다. 내면의 깊은 곳에서 솟아오르는 감정을 드러내고, 아직 해결되지 않은 감정들과 욕망들을 인정하면서도 그것을 증명해야 한다는 무언의 압박이 나를 괴롭히기 때문이다.


나는 그동안 솔직하게 살아왔다고 자부한다.

지금 이 글을 쓰는 것도 진솔하게 쓰고 있다고 믿는다. 하지만 그것은 단지 내 머릿속에서 만들어낸 환상일 뿐이다.


주변 사람들은 내게 자주 말한다.


“너는 비밀이 많은 것 같아.”

“뭔가 숨기고 있는 게 있어 보여.”


그 이유는 아마도 내 솔직함과 차분함 뒤에 억눌린 욕구가 숨어있다고 느끼기 때문일 것이다.


맞다.

나 역시 사람이고, 내 깊은 내면에는 생존과 얽혀있는 복잡하고 어두운 감정들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하지만 그것을 드러내는 순간 내가 만들어낸 내 모습이 무너질까 두려워, 차마 입 밖으로 꺼낼 수 없는 것이다.


겉으로 착해 보이는 사람들도,

남을 배려하는 사람들조차도

반드시 어두운 갈등의 내면을 안고 살아간다.


이 어둠 속에서 어떻게 인간답게 행동하고 말해야 하는지는 아직도 풀리지 않은 숙제다. 그것을 탐구하는 과정이야말로 나의 성장 과제일 것이다.


어떤 사람들은 말한다.


"난 솔직한 게 좋아. 비밀이 많은 사람은 음흉해 보여." 또 다른 사람들은 이렇게 말한다. "솔직한 게 싫어. 배려가 없어 보이거든."


"나는 솔직해"라고 말하는 사람들의 진짜 뜻은, "나는 너를 알고 싶어. 그래서 내가 솔직할 수 있는 만큼 말하는 거야. 너도 나에게 숨김없이 이야기해 줘. 너의 아픔과 고민을 듣고 싶어." 반대로, "솔직한 게 싫어"라는 사람들은 마음의 문을 열지 않으려는 것이다. "여기까지가 내가 보여줄 수 있는 한계야. 더 이상 깊이 들어오지 마. 나도, 너도 다칠 수 있으니까."


이렇듯 단순한 언어 속에서도

사람들의 불안과 약점이 드러난다.


소중한 사람에게 더 솔직해지고 싶은 마음도 있지만, 동시에 그 솔직함이 관계에 균열을 만들까 두려워진다. 솔직해야 하는 순간과 아닌 순간을 가늠하는 일은 모두에게 어려운 과제다.


우리는 모두 자신의 불완전함을 감추고 싶어 한다.

그리고 그 불완전함이 드러나는 순간, 상대가 나를 어떻게 평가할지 두려워한다.


결국, 우리는 인간답게 살기 위해 도덕과 윤리를 지켜야 한다. 솔직함은 그 도덕성을 유지하기 위한 도구에 불과하다.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솔직함이란 단어조차 이렇게 복잡하다.


그래서 나는 이렇게 정리하기로 했다. 내가 솔직해도 되는 사람에게는 최선을 다해 진심을 보이겠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에게는 굳이 내 솔직함을 전시할 필요가 없다고..


솔직함을 선택적으로 하는것이 거북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는것을 알고있다. 하지만 이것또한 개개인의 생존본능이라는것을 알아간다.


내 기준에서 솔직함을 보여줘도 되는 사람은 세 가지로 정의된다.


첫째 내가 불완전한 모습을 드러내도 나를 믿고 지지해 주는 사람.

둘째 솔직함의 진정한 의미를 이해하고 있는 사람.

셋째 내가 진솔하게 말해도 결코 나를 떠나지 않을 사람.


그런 사람이 과연 존재할까?


글쎄, 어쩌면 이 세상 어딘가에는 있을지도 모른다.

혹은, 아직 그 만남이 내 앞에 찾아오지 않은 것일 뿐.

월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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