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가 많은 자폐아와 함께 하는 삶
어떤 상황이든 상관없이 부정적인 반응이 먼저인 네가 도통 이해가 되지 않던 때가 있었다.
공부를 하듯 너에 대해, 자폐에 대해 배워가면서야 비로소
아 그래서였구나
더디게나마 알게 되는 부분들도 있었지만
그러나 아직도 여전히 네 행동의 이유와 의미를 모를 때가 훨씬 더 많아서
그게 참 괴롭다.
가끔씩 아이는 내게 달려와서 말한다.
엄마엄마. 나쁜 생각 다 나가고 좋은 생각 들어와라 얍. 해주세요.
처음 이 얘기를 들었을 때가 언제였더라. 초등학교 저학년 때였을까. 더 이전이었을까.
기억도 나지 않지만
네 머릿속의 무언가가
너를 괴롭히고 있다는 걸 그때 알았다.
그것이 공기인지, 바람인지, 온도인지, 날씨인지
시계의 소음인지, 계절인지
나는 알 수가 없다.
예민함을 둔화시키고 스트레스를 화가 아닌 방법으로 다스리는 방법을
약과 반복학습으로 낮춰주는 것 말고는 다른 방법이 없다.
다만
저 작은 몸과 머릿속에서
아이 나름 치열하게 싸우고 있는 중이라는 걸
나는 알아야지.
우리 가족만큼은 그 수고를 알아줘야지.
아이도 화내기 싫어서 저렇게 달려와 절박하게 말하는데
이겨낼 수 있게 도와줘야지.
안쓰럽다 내 아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