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에 가을이 느껴진다.
쓸쓸하면서도 찬 내음.
가을 공기에 팔과 어깨를 내어주면
차갑지도 그리 쌀쌀맞지도 않은 시원함이
부딪혀 온다.
그러나
내가 좋아하는 이 시월의 공기는 짧다.
시월은 시월만의 냄새와 온도가 있다.
바람은 역시 시월의 어느 날이다.
곧 돌아설 연인처럼
무서운 쌀쌀함을 감춘.
그러나 지금은 찰나의 스침이
태연이도
사랑스럽고 시원한.
시월의 바람은
사랑에 빠져들게 하고는
짧게 스쳐 지나가
금세 그리워지게 만든다.
그리고 겨울은
외로움에 사 묻힌다.
그런 게 시월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시월에 사랑에 빠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