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스레 몸까지 더 피곤한 날들을 보내고 있는 사랑하는 사람에게
[답답한 마음을 안고 살아가는 밤에]
밤이 깊어 가는데도 좀처럼 잠이 오지 않을 때가 있습니다.
누웠는데도 마음이 자꾸만 몸을 밀어 올려, 베개 위에서 천장을 오래 바라보게 되죠.
휴대폰을 집어 들어, 누군가에게 연락할까 하다가도 결국 손에서 놓게 됩니다.
“말하면 뭐 해, 해결되지 않을 텐데.”
그렇게 혼자만의 침묵 속에 잠기곤 합니다.
그래서인지, 사소한 말에도 마음이 이상하리 만큼 흔들립니다.
별 뜻 없는 농담에도 왠지 상처가 되고, 그냥 지나쳐도 될 장면을 괜히 오래 곱씹습니다.
열심히 사는데, 최선을 다 했는데도, 조금도 나아진 게 없는 것 같은 일상들.
더 답답하고, 몸이 무거워지는 것 같습니다.
며칠 전, 카페 앞 화단을 지나는데 이름 모를 풀이 고개를 내밀고 있더군요.
다수가 이름을 몰라 ‘잡초’라 불리는 풀.
쉽게 뽑히고, 대수롭지 않게 여겨지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땅을 밀어내며 피어났습니다.
그리고 그 옆에는 또 다른 이름 모를 꽃이 자라고 있었어요.
이름 없는 푸르름이, 서로를 의지하듯 바라보며 꿋꿋하게 있었습니다.
그 모습이 왠지 애틋하게 느껴지며 나태주 시인의 시 한 구절이 떠올랐어요.
뽑으려 하니 잡초였지만, 품으려 하니 모두가 꽃이었다는 아름다운 구절이요.
혼자 살아내는 것 같아도, 사실 언제나 누군가와 곁을 맞대고 있었어요.
흐리지만 기억해 보면 웃고 울고 떠들던 순간마다 누군가는 있었죠.
아무도 내 이야기를 들어주지 않는 것 같아도,
이해하지 못할 것 같아도, 그냥 옆에 존재했었던 이들.
누군가에겐 당신과의 시간이 여전히 소중한 시간으로 남아 있습니다.
여전히 당신의 이름을 기억할지도 모르죠.
스스로 일어서기 힘든 날이라면,
당신이 누군가와 함께했던 소소했던 그 날들을 떠올려 보세요.
결코 혼자가 아니었고,
지금도 여전히 곁에 있는 사람이 있습니다.
의미 없이 지나가던 사람들도
이름을 붙이면 인연이 되고, 우리는 이미 사랑으로 이름을 받았습니다.
그러니, 힘들더라도 다시 일어나요.
조금 더디더라도 괜찮습니다.
화려하게 피어나 환영받는 이름 있는 꽃이 아니더라도
이름 조차 없이 피어내는 푸르름은 귀하고 아름답습니다.
누군가에겐 곧 사랑으로 이름 불릴 꽃이니까요.
귀하고, 이름 모르는 당신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