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면에 숨어 있는 소년과 소녀를 달래는 일이었다.
사랑은 때때로
둘이 만나는 일이 아니라
각자 마음속에서 오래 방치된 아이가
잠시 쉬어가는 장면이었다.
내 안의 소녀는
세상에 뒤처지지 않으려
조용히 등을 굽히고 있었고,
당신의 말 한 줄에
처음으로 숨을 크게 들이켰다.
당신 안의 소년도
괜찮은 척 굳어 있었지만
손끝이 스치던 순간
아무렇지 않은 표정으로
조용히 울음을 멈추었다.
우린 어른의 얼굴로 살아가지만
사실은,
누군가 먼저 진심을 꺼내주길 기다리는
아이들에 가까웠다.
그래서 사랑은
붙잡힘도 놓임도 아닌,
아직 서툰 두 마음이
서로를 조금씩 번역하는 과정이었다.
그리고 어느 날,
당신의 소년이 덜 흔들리던 날이면
내 소녀도 이유 없이 평온해졌다.
그 조용한 변화 하나로
하루가 달라진다는 걸
그때 처음 알았다.
사랑은 결국,
내 안의 오래된 아이와
당신 안의 오래된 아이가
서로를 기억하는 기술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