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은 보이지 않아 보지 못했다.
사랑은 그때도 분명 있었는데
제대로 바라보지 못했다.
조용한 기다림도,
말없이 건네던 온기들도
습관처럼 흘려보냈다.
시간이 한 겹씩 쌓이고 나서야
그 모든 순간이
나를 살게 하던 숨이었다는 걸 알았다.
사랑은 처음엔 늘 흐려서
그 온기를 알아보지 못한다.
스치듯 건넨 말,
묵직하게 남는 침묵,
손등에 잠깐 머물던 따뜻함들이
오래 지나서야 마음이 보인다.
사랑은 밝아서 보이는 게 아니라
뒤돌아보는 순간
조용히 빛나는 것임을.
보지 못한 게 아니라
너무 가까이 있어서
눈이 미처 닿지 못했을 뿐임을.
우리가 놓친 것은
사라진 게 아니라
뒤늦게서야 마음에 닿는 것들.
그러고 나니 문득 두려워진다.
지금 이 순간에도
또 어떤 사랑을
알아보지 못한 채
지나치고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