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와 나 사이의 속력
누군가를 이해한다는 건
그 사람의 시간이
내 시간과 다른 방향으로 흐른다는 걸
조용히 받아들이는 일이다.
오랫동안
이해를 ‘도착’으로 착각했다.
먼저 닿은 마음이 더 옳다고.
그러다 한순간 알았다.
우리가 어긋나는 이유는
생각이 아니라
마음도 아니라
속도라는 것을.
말이 느린 사람 앞에서
내 문장이 저절로 식고,
잘 다치는 사람 앞에서
내 호흡이 먼저 늦춰진다.
그때 비로소 보인다.
서로의 상처가
다른 속도로 생기고
다른 속도로 아문다는 사실.
이제야
속도를 조금 늦춘다.
누구를 위함이 아니라,
세상이 내게 닿을 틈을
조용히 만들어두기 위해.
어쩌면 이해란
한 번의 깨달음이 아니라
아주 작은 조율들을
오래 쌓아가는 '시간의 힘' 일지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