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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리송 Apr 16. 2023

부활절 중딩 아들과 함께

온 가족이 함께 부활절 아침미사에 갔다.

다 함께는 정말 몇 년 만인지..


코로나다 학원이다 하며 늘 뭔가 일이 있어 뒤로했던 시간들. 아이들이 잠들 땐 늘 함께 기도를 하긴 했으나 표면상으론 냉담과 다름없었다.


오늘은 열 일을 제치고 성당으로..

싱그러운 양재천 길의 아침.


중학생 아들들은 평소 주말 아침과 달리 일찍 깨워서 심통이 났지만 그래도 군말 없이 따라온다. 둘 다 초등 때 어떻게든 첫 영성체를 받게 했던 덕분일까?


우리 집까지 몸소 두드려주셨던 성당 우리 구역 반장님 덕분에 얼떨결에 참여하게 되었던 기도 반모임. 또래나 동년배들과는 나눌 수 없는 사뭇 다른 내용의 대화가 신선하고 지혜를 얻고 했다. 다시 시간을 돌린다면 아이들의 청소년 시절 꼭 성당에 함께 가리란 말씀. 마음엔 새겼으나 정작 시간을 내지는 않았나 보다.


부활절 전날,

가톨릭 신자인 아들친구엄마의

Happy Easter!

메세지를 받고 이번엔 기필코 온 가족과 함께 가리라 각성했다.


중고등미사라 우리 아들처럼 과도기의 목소리인 남학생이 음이 안 맞는 노래를 선창 했다. 그래도 그 아침에 매주 봉사를 올 텐데 얼마나 기특하던지.. 마음이 뭉클했다.


완벽한 것만이 마음에 감동을 주는 것은 아니구나. 나도 완벽히 갖추고 준비된 사람이 아니더라도 어딘가 쓰임이 있을 것임을..


나의 중학시절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매점으로 뛰어가던 쉬는 시간과 더불어 학교현관을 들어서자마자 자리했던 '기도실'. 성당에 가지는 못했지만 그 덕분에 나의 청소년기 시절 신앙이 조금이라도 쌓여온 듯싶다.


여러 가지 다른 형태로 우리를 불러주시는 주님 감사하다.


우리 아이들도 삶의 순간순간에 기도할 수 있는 청소년으로 자라길 바라본다.


해피 이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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