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생 ep.30 우리의 발걸음

by Celloglass

잠이 오지 않았다. 뒤척이다가 다시 일어났다. 집 밖으로 나가 하염없이 길거리를 걸었다. 시간을 끌어도 답이 나올 리 없다는 생각에 결정을 내려야겠다고 마음을 먹었다.


벤치에 앉아 하늘을 올려다보니 깜깜하기만 했다. 처음 메타츄에서 야전침대를 펴고 누워 별을 보던 순간이 떠올랐다.

“그때 참 별이 밝았는데…”
혼잣말을 내뱉었다.

주말 내내 고민을 거듭한 끝에 나는 결정을 내렸다. 직원들의 의견을 묻기 위해 일찍 출근했다.

하나둘 직원들이 도착했고, 9시 정각 회의를 소집했다. 금요일 미팅 내용을 공유했지만 내 의견은 말하지 않았다. 내가 메타츄를 얼마나 아끼는지 다들 알기에, 말하는 순간 모두 동의할 것 같았기 때문이다.

한 시간 정도 논의한 결과는 “우리의 길을 가자”였다. 지금 우리는 이곳을 사랑한다. 운영도 크게 부족하지 않고, 초창기와 비교하면 충분히 성과를 내고 있었다. 무엇보다 강홍만 이장과 직원들이 최선을 다하고 있었다.

이제는 메타츄에 물어야 했다. 그들의 생각을.

점심도 거른 채 메타츄로 향했다. 가는 내내 머릿속은 공허했지만 심장은 두근거렸다. 도착했을 때는 마침 브레이크 타임이었다. 매장을 두리번거리며 서성이자 강홍만이 물었다.

“똥 마려워? 정신 사나우니 좀 앉아 있어~”
역시, 강홍만이다.

브레이크 타임 종료 30분 전, 모두에게 양해를 구하고 야외 공간에서 모였다. 어렵게 말을 꺼냈다. 투자운용사 디엠과 미팅 내용을 모두 공유하고 의견을 물었다.

사무실 직원들과는 달리 의견이 갈렸다. 현장에 상주하는 직원들은 법인 전환과 기업화를 통해 처우가 개선되기를 바랐다. 충분히 이해할 만한 입장이었다.

나는 지금 답을 정하지 말자고 제안했다. 각자의 사정과 입장을 고려해 결정을 모아달라고 했다. 그리고 뒤돌아섰다.

나는 이 공간에 대한 애착만 있었지, 정작 이곳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깊게 헤아리지 못했다는 사실에 마음이 아팠다. 먹고사는 문제이니 당연한 고민이었다.

차를 몰고 올라오는 내내 이해했다가도 이해가 안 되고, 다시 이해하려다 또 거부하는 감정을 반복했다. 현실을 부정하는 내 마음이 계속 흔들렸다. 그저 결과가 하나로 모아지기를 바랄 뿐이었다.

결정이 모아지면 겸허히 받아들이고 최종 결정을 할 것이다. 우리의 의견은 의견일 뿐, 진짜 메타츄를 이끌어가는 건 그들이기 때문이다. 그들의 목소리를 무시해서는 안 된다.

며칠 뒤 강홍만에게서 톡이 왔다.
“우리 하던 대로 하자.”

순간 머리부터 발끝까지 소름이 돋았다. 투자운용사에는 정중히 거절 의사를 전달했다. 그리고 사무실 외부 계단 중간에 앉아 다짐했다.

그래, 조금 늦더라도 우리의 길을 가자.

메타츄는 남들의 눈에는 어리석고 성장이 더뎌 보일지라도, 우리는 우리만의 길을 걸을 것이다.

서로의 발걸음에 맞춰.




끝까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본 내용은 Meta-Chu의 후속 글이며, 모든 내용은 픽션임을 알려드립니다. 픽션이더라도 제 오랜 꿈이고 앞으로 현실화되도록 노력해 나갈 겁니다.

감사합니다.


-2025.08.29 Cellogla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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