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생 ep.29 제안

by Celloglass

요새 일이 바빠 저녁까지 미팅이 이어져서 퇴근이 늦었다. 집에 들어와 씻고 쉬고 있는데 디엠이 많이 와있었다.

소파에 누워 하나하나 글을 읽고 답장을 했다. 대부분 메타츄 존재에 대한 감사와 응원의 글이었다. 한참 답장을 하고 있는데 투자운용사에서 온 디엠이 하나 있었다. 우리의 메타츄에 관심이 많다는 것이다. 투자 의사가 있으니 사업계획서를 가지고 미팅을 하자는 제안이었다.

나는 노트북을 열어 과거 사업계획서를 다시 읽어봤지만, 초창기 계획안이다 보니 현재 내용들이 업데이트가 되어있지 않았다. 다시 작성해야겠다는 생각에 주요 시나리오를 적어 넣고 잠이 들었다.

출근하자마자 마음이 급했다. 진짜 상상 속의 센터가 현실화가 가능하다는 생각에 사무실 도착하자마자 필요한 사항들을 메모해 놨다. 직원들이 하나 둘 도착하고 9시가 되자 회의를 소집했다. 나는 어제의 상황을 설명하고 사업계획서의 방향에 대해서 의견을 나눴다. 이미 많이 학습이 돼있는 주제여서 일사불란하게 각자의 역할 분담으로 이어졌고 재작성에 돌입했다.

이제 디엠에 답장을 해야 될 타이밍이다. 연락처를 교환했고 이번 주 금요일 오전에 투자운용사 본사에서 미팅을 하기로 약속을 잡았다. 마음은 이미 들떠 있었지만 티를 낼 수는 없었다. 모든 일은 계약서에 도장을 찍어야 되고, 돈은 입금이 돼야 되는 거 아닌가. 내 인생 숙원사업이 투자를 받아서 이뤄질 수 있다는 생각에 감정 주체가 되지는 않았다.

금요일 아침 사무실에 들러 최종안을 다시 한번 확인하고 미팅장소로 향했다. 도착해서 서로 인사를 나누며 명함을 교환하는데 투자운용사 관계자부터 법무법인, 시행사 등 다양한 분들이 미팅에 참석해 있었다.

준비해 간 사업계획서를 설명하기 시작했다. 처음 우리가 시작했던 계획안과 현재 그리고 미래에 우리가 생각하는 센터에 대한 설명 순으로 이어갔다. 무엇보다 우리의 철학 ‘자생 가능한 유기견 센터’에 대한 설명으로 마무리하고 질문시간을 가졌다.

적막이 흘렀다. 미리 보내드린 내용을 고개를 숙이고 뒤적거리기만 하지 그들의 얼굴을 읽을 수가 없었다. 그때 본부장이란 분이 말문을 열었다.

“혹시, 상업시설을 더 늘리실 생각은 없나요? 예를 들어 프랜차이즈 업종들을 유치해서 MD 구성을 화려하게 해야 되지 않나요?”

법무법인 직원분도 한 말씀을 하셨다.
“지금 사회적 기업을 고려하신 거 같은데 지속가능에 대한 철학은 이해하는데 수익이 극대화되지 않으면 저희는 얻을 수 있는 게 무엇인가요?”

주요 대화내용은 ‘상업화’였다. 법인화를 통해 기업화를 하자는 것이다. 전혀 예상치 못한 내용이라 많이 당황했다.

이들은 메타츄가 추구하는 정신과 철학은 관심이 없었다. 지역사회를 살리고 영업 수익이 점점 늘어나다 보니, 이들은 우리를 관광상품화 하려는 것 같았다.

어떠한 결정도 하지 않았다. 그리고 미팅을 마쳤다.

돌아오는 발걸음이 무거웠다. 나는 아직 답을 내리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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