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개발사업은 완공될 건축물을 담보로 대출을 받아 사업을 한다. 이때 받는 대출이 뉴스에서 자주 보던 PF대출이고, 완공을 조건으로 ‘책임준공’을 요구한다.
건설사들은 이 책임준공을 조건으로 시행사에 더 높은 공사비를 요구한다.
뉴스에서 보던 평당 천만 원의 공사비가 가능한 이유다.
책임준공은 공사기간 내 건축물을 무조건 완성시키겠다는 각서다. 담보가 완공된 건축물이다 보니 대출조건으로서는 최상의 조건이다.
이 책임준공이 이름과 다르게 무책임하게 사용되거나, 횡포로 작용하는 경우가 많다.
최근 공사비가 급등함으로써 계약된 금액 안에 수행하기 어려워지자 기간 준수를 명분 삼아 무리한 설계 변경을 요구하는 경우가 많다.
공사기간을 준수하겠다는 명목 하에 설계변경 전 일방적으로 공사를 선 시공하는 경우도 있다.
이를 거절할 시 시공사는 시행사에게 무리한 공사를 요구한다는 명목으로 공사를 일방적으로 중단시켜 버린다.
이런 건물은 분양건축물이다. 수분양자들과의 약속된 계약을 시행사는 하게 된다. 공사기간을 어길 시 시행사 또한 곤란하게 되는 건 마찬가지다.
이러한 이해관계속에서 울며 겨자 먹기로 설계변경 조건을 수용하게 된다.
건축주인 시행사가 동의했으므로 감리자 또한 눈치를 살피게 된다.
공사기간이 최대의 숙제가 된 순간,
누구 하나 제동을 걸지 못한다.
금융권에서는 완벽한 담보물을 통해 대출을 실행시키고 싶은 건 당연하겠지만, 이 어처구니없는 제도로 인해 분양건축물은 점점 망가져가고 있다.
당신의 아파트도 마찬가지다.
요즘은 더 과감해졌다.
재건축단지에서도, 지역주택조합단지에서도 건설사가 공사비 인상을 요구하면 거절하지 못하는 분위기다.
책임 준공이란 단어 하나로 모든 계약을 무효화시켜버린다.
계약 해지도 사실상 불가능해진다.
하나의 거대한 대출이 다른 소규모 대출자들에게 폭력을 행사하고 있다.
건설사가 ‘을’에서 ‘갑’이 돼 버린다.
“이 공사 현장도 마찬가지였다. 공사기간과 책임준공이라는 단어를 빌미로…”
부동산 경기침체로 미분양 사태가 발생하지 않았다면 몰랐을, 그 이면이 드러난 것이다.
아무도 실체를 들여다보지 않았기에 공사비가 평당 천만 원, 천이백만 원 널뛰기하는 것이다.
가격에 대한 근거는 없다.
때마침 전쟁이 일어났고, 환율이 급등해 줬다. 적기에 무대는 펼쳐졌고 보조역이었던 건설사들은 주인공 행사를 하며 역할을 뒤바꿨다.
매년 발표하는 표준공사비, 용도별 규모별 공사비와는 너무 이질감이 크다. 개인적으로 건물을 지어본 사람들은 알 것이다. 비교가 아니라 다른 나라 공사비라는 걸 실감할 것이다. 하지만, 건설사들은 늘 공사비를 공개하지는 않는다. 그들만의 특권의식인 양.
그들의 일방적인 태도는 언젠가 되돌려 받게 될 것이다. 그래야만 한다. 한번 올라간 건축비를 내려오지 않을 것이다. 대수술을 하지 않는 이상.
지금은 일반 동네의 다세대주택공사를 해도 평당 천만 원을 얘기하지 않는가. 뉴스에서 평당 천만 원을 연일 떠들어주니 본인들도 무임승차해 버린 것이다.
만약 이 현장도 책임 준공이란 제도하에 있지 않았다면, 건설사의 횡포가 덜했을 것이다.
아니 없었을 것이다.
현재는 책임준공 폐지에 대한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반드시 없어져야 될 제도이다.
정부가 집값을 잡겠다고 대출로 서민들을 옥죄이기 전에 산업전반의 구조를 되짚어 근본부터 바로잡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