③ 공사감리자는 공사감리를 할 때 이 법과 이 법에 따른 명령이나 처분, 그 밖의 관계 법령에 위반된 사항을 발견하거나 공사시공자가 설계도서대로 공사를 하지 아니하면 이를 건축주에게 알린 후 공사시공자에게 시정하거나 재시공하도록 요청하여야 하며, 공사시공자가 시정이나 재시공 요청에 따르지 아니하면 서면으로 그 건축공사를 중지하도록 요청할 수 있다. 이 경우 공사중지를 요청받은 공사시공자는 정당한 사유가 없으면 즉시 공사를 중지하여야 한다.
⑦ 건축주나 공사시공자는 제3항과 제4항에 따라 위반사항에 대한 시정이나 재시공을 요청하거나 위반사항을 허가권자에게 보고한 공사감리자에게 이를 이유로 공사감리자의 지정을 취소하거나 보수의 지급을 거부하거나 지연시키는 등 불이익을 주어서는 아니 된다.
건축공사의 공사중지는 유일하게 감리자만 가능하다. 법에서 정한 감리자의 고유 권한이며, 이는 반드시 보장되는 권한이다.
하지만 권한의 문구는 시정이나 재시공을 요구할 때로 한정되어 있다. 감리자의 권한은 시공에 관한 것에 국한되지는 않는다. 안전부터 시공 그리고 위법사항 발견 등 역할은 다양하다. 하지만 공사중지 명령은 시공에 대해 한정되어 있다.
그렇다면 공사감리자의 책임을 물을 때도 시공에 관해서만 지는 게 정당한 것이다. 역할과 권한의 불일치이다.
나는 공사중지 명령을 직원일 때 시도한 적이 있다. 파주 탄현면 상가주택 현장이었다. 현장소장이란 사람은 도면을 볼 줄 모르는 사람이었고, 대화도 어려웠다. 소통이 안 되는 상황 속에 도면에도 없는 일방적인 시공을 진행했다. 나는 너무 화가 났다. 그래서 경고했다. 공사중지 명령을 내릴 수 있다고. 하지만 회사에서는 그러지 않았다. 아니, 못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건축주와의 관계로 시행하지 못한다.
그리고 10년이란 시간이 지나 나는 개업을 했다. 그리고 독립된 개업 건축사로 활동 중이다.
나는 공사중지를 지시한다.
시공이 아닌 안전에 대해서도 나는 지시한다.
법의 문구가 잘못된 것이다. 나는 현장에서 가장 중요시되어야 할 부분은 안전이라고 생각한다. 시공법이나 도면대로 이행은 명확하게 보인다.
하지만 안전은 순간이다.
우리는 늘 뉴스에서 사고로 인한 참사를 목격한다. 그러면서 다들 안전불감증이라는 단어로 모두를 매도한다. 무지의 세계처럼.
현장에서도 마찬가지다. 평생 아무 일 없었다. 늘 이렇게 해왔다는 이유로 안전관리를 무시한다. 예를 들어 그라인더를 사용할 때 커버 착용과 불티방지포를 덮고 사용하라고 해도 인상을 찌푸린다. 하지만 늘 뉴스는 그 그라인더의 불꽃이 시발점이 되어 화재가 발생한다. 2층 이상 높이의 고소작업 시 안전고리를 걸어서 작업하라고 하지만, 그들은 스파이더맨인 양 나를 쳐다본다.
그들에게 감리자는 현장도 모르면서 공사를 방해하는 존재로 여긴다. 그 세상에서는 감리자 1인을 제외한 모두가 한편이다. 감리자는 고독 속에 남는다.
나는 그냥 외친다.
공. 사. 중. 지.
법 조항에 맞든 안 맞든, 안전에 위배되면 나는 외친다. 그리고 현장은 정지상태가 된다. 물론 법 규정상 나는 맞지 않은 공사중지 명령을 내린 것이다. 하지만 그 순간의 정지 속에 나의 옳고 그름은 분간될 것이다. 나는 시간을 버는 것이다.
우리나라 공사현장에서 안전모를 착용하기까지 30년의 세월이 걸렸다고 한다. 여전히 최소한 기본만 하는 나라다. 대통령이 나서서 추락사고에 엄벌을 가하겠다고 하지만 여전히 고소작업에 안전고리를 걸려 있지 않다.
그래서 나는 공사중지를 외친다.
나는 공사감리는 건축사의 업이라는 생각보다 사명이라 생각한다. 어찌 보면 봉사에 가깝기도 하다. 하지만 대부분의 건축사들은 책임이 막중하다는 이유로 회피하기도 하고, 귀찮은 업으로 여긴다.
나는 감리를 할 때 진심으로 한다.
서울시 건축사회에서 공사감리자를 위해 지급한 안전모에 이런 문구가 적혀 있다.
“시민의 재산과 안전을 지키는 건축사”
제발 이제는 바뀌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