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미혼 장녀입니다만… #13

13 #신메뉴개발조사

by 세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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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이 다가온다. 나에게는 특명이 떨어졌다. 바로 우리 엄마 음식점에서 선보일 새로운 메뉴를 개발할 것.


15년 넘게 한 자리를 지키다 보니까 아무래도 새로운 메뉴를 선보여야 할 의무감(?) 같은 게 생긴 듯하다. 아무래도 늘 똑같은 음식만 먹다 보면 고루하지 않은가. 거기다가 요즘 트렌드가 하도 변하니까, 조금 변화를 주는 게 맞다는 생각이 들어서이다.


엄마가 나에게 메뉴를 의논하는 이유는, 내가 요리를 잘해서나 미각이 뛰어나서가 아니라 하도 잘 돌아다녀서이다. 유행하는 건 다 해봐야 하는 성격 탓에 여기저기 잘 돌아다녀서 새로운 음식을 많이 접하니까 그렇다. 이젠 하다 하다 메뉴까지 감수하고 있다. 하하하.


최근에는 흑당 밀크티와 에그ㄷㄹ이라는 계란 샌드위치에 도전하고 왔다. (왜 도전이냐면, 여긴 시골이라서 흑당 밀크티와 샌드위치를 먹기 위해서 서울까지 갔다 왔다.)

그렇다고 내가 뚝딱뚝딱 요리라는 걸 만들 재주는 없어서 그냥 아이디어만 제공하면 엄마랑 주방 이모들이 알아서 뚝딱뚝딱 수정하는 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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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메뉴개발조사

여름철 음식이 무엇이 있을까 고민했다. 여름이니까 시원하면서도 맛이 진한 음식이 없을까 생각하다가 회사 다닐 때 여름이면 자주 먹었던 코다리 냉면이 생각났다. 한 그릇에 9천 원인가 했는데도 맛있게 먹었다.(내 돈 아니라서 더 맛있게 먹은 듯.) 냉면을 안 좋아하는데 위에 올라간 코다리 무침이 너무 맛있었다. 엄마에게 코다리 냉면을 제안했더니, 안 먹어봐서 모르겠다고 하시길래 열심히 영업을 했다!


근처 유명한 코다리 냉면 가게에 가서 먹고, 엄마랑 주방 이모의 눈이 동그랗게 변했다.

그날부터 바로 주방이모는 양념장을 만드는 과정에 돌입했고 나는 아가리 보조 셰프로서 듣고 보고 찾은 레시피를 열심히 전달해드렸다.

신의 손이라고 불리는 주방이모는 요즘 그분을 만나셔서 손맛이 신의 경지에 올랐다. 뚝딱뚝딱 하시더니 금세 만들어낸 양념장에 무쳐서 만든 코다리 냉면은 정말 맛있었다. 손님들 만족도도 높아서 더 만족스럽다.


아. 그렇다고 내가 내놓는 메뉴가 모두 먹히는 건 아니다. 나는 냉면보다 막국수나 비빔국수를 훨씬 좋아해서 10년 넘게 메뉴에 넣어달라고 주장하고 있는데 감감무소식이다. 이유는 엄마가 안 좋아해서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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