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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근웅 Feb 21. 2020

이커머스 시장의 변화, 이대로 괜찮은가?

(세상에서 제일 빠르고 정확한 택배)
"세상 참 살기 편해졌다."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현시대를 한 문장으로 표현하자면 이렇게 표현할 수 있을 것 같다. “세상 참 살기 편해졌다.” 필요한 물건 구매를 위해 직접 오프라인 매장에 방문하지 않더라도, 컴퓨터에서 몇 번의 클릭만 한다면, 다음 날 내가 구매했던 물건이 현관 앞에서 기다리고 있다.


당일배송, 새벽 배송 등의 출연으로 택배가 언제쯤 오나 오매불망 기다리며 설레어하던 감정은 많이 희석되었지만, 덕분에 우리의 삶은 더욱 편리해졌다. 오늘날 이러한 일을 가능케 한 것은 사회에 이커머스 시장이 등장하였기 때문이다.


국내 이커머스 시장은 2018년을 기점으로 폭발적으로 성장해 왔다. 매해 20%씩 고속 성장하며 온라인쇼핑 100조 시대를 열은 이커머스 시장은 내수 경기 침체와 우한폐렴(코로나 19)과 같은 이슈들로 백화점과 대형마트의 매출이 부진한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단순히 배송 시간을 단축시켰을 뿐 만 아니라 이커머스 업체별로 다양한 파생 서비스들을 기획하여 소비자들에게 더욱 다양하고 편리한 서비스 선택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다양한 서비스 중 본인에게 맞는 서비스를 고를 수 있기에 매우 행복한 일이지만 이를 제공하는 업체 입장에서는 '벼랑 끝 치킨게임'을 해야 하는 입장이 되었다. 대표적인 예시로 이커머스 시장의 선두주자인 쿠팡을 통해 설명할 수 있다 쿠팡의 경우 2019년도 총거래액이 약 13조 원이나 되지만 실질적 영업이익은 -1조 970억 원이다. 거래액은 크지만 수익이 나지 않는 사업을 하고 있는 것이다. 



왜 이커머스 시장에 진입한 기업들은 쓴 고배를 마시고 있을까?


필자는 이러한 상황을 현재 이커머스 시장 입지 확보를 위한 과도한 경쟁과 국내에 자리 잡고 있는 이커머스 시장의 성장 프로세스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이용자 유치 및 유지관리가 핵심 포인트인 이커머스 시장은 해당 시장에 진입하는 대부분의 기업들로 하여금 보다 많은 할인 혜택과 새벽 배송과 같은 독자적인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 이를 위해 1차적으로 막대한 자금을 사용할 수밖에 없는 구조가 된 것이다. 또한 자리를 잡은 이후 보다 나은 서비스 제공을 위한 시설(물류창고, 유통 등)을 갖추는데 필요한 투자 자금 역시 천문학적인 돈이 사용된다. 이러한 식의 단계를 거쳐 몸집을 키우는 프로세스가 정착되어있는 국내 이커머스 시장은 어쩔 수 없이 기업이 적자를 보면서 시작할 수밖에 없는 구조가 된 것이다.


이렇듯 단순한 몸집 키우기는 끝없이 기업 간 자금 출혈을 불러일으키고, 이커머스 시장이 가진 본질적 성장성을 저해하는 요소가 되고 있다고 필자는 보고 있다.


국내 시장이 아닌 국외시장도 역시 같을까?


이러한 필자의 생각을 뒷받침하는 주장으로 국외 이커머스 시장을 예를 들어 국내와 비교해보도록 하겠다. 현재 국외 이커머스 시장은 국내 시장과는 달리 다시없을 황금기를 누리고 있다. 국내와는 어떠한 차이점이 있기에 국외 이커머스 시장은 찬란한 황금기를 맞고 있을까?


첫 시작은 그들의 새롭고 혁신적 아이디어로부터 비롯되었다고 생각한다. 거대 기업으로 유명한 아마존의 경우, 기업 초기단계에선 단순하게 저렴한 도서를 판매하는 온라인 서점이었다. 단순 유통업체였던 아마존은 쇼핑 시즌이 끝난 후에 회사의 남는 서버의 활용도를 고심하다 다른 기업에 빌려주어 이익을 내자는 아이디어(AWS)를 시작으로 급격하게 성장하게 되었다. 고부가치서비스인 클라우드 서비스는 막대한 이익으로 이어졌고 이를 통하여 선순환적인 투자를 함으로써 지금의 아마존을 만들어냈다.


중국의 알리바바 역시 아마존과 같이 기업 초기 단계에선 단순 중개기업이었으나 알리페이를 통해 금융혁신을 이루어 내었고 사업을 통해 얻게 된 데이터(결제, 물류플랫폼)를 기반으로 중국 내에 알리바바만의 거대한 경제 생태계를 구축해내었다. 


아마존과 알리바바 모두 단순한 Retail산업에서 벗어나, 자신들만의 새로운 사업영역을 만들어내고, 이를 통해 이커머스 시장 자체를 자신들의 영역으로 만들어내었다는 점이 국내 기업과 국외 기업의 가장 큰 차이점이라고 볼 수 있다. 단순한 물류, 배송에 집중적으로 투자를 하는 국내 기업과는 다르게 국외 기업은 기존의 사업 내에서 새로운 사업영역을 찾아내어 그것을 확장시키고, 또 다른 분야에 접목시켜 성공적인 사업모델을 만들어 이익을 내고 있는 것이다.



국내에서도 비슷한 사례를 찾아볼 수 있었다.


새로운 사업모델을 찾아낸 것은 아니지만 비슷한 사례를 국내에서 찾아보자면 SK플래닛에서 운영하고 있는 11번가를 이야기할 수 있다. 11번가는 2018년까지 총 8년간 - 678억 원이라는 적자를 본 기업이었다. 하지만 2019년에는 대반전이 일어났다. 2019년 영업이익이 14억 원 흑자로 돌아선 것이다. 국내 이커머스 시장에서 볼 수 없는 이러한 행보는 11번가 기존에 가지고 있던 프로세스를 탈피하고,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기 때문이다. 기존 업체들과 같이 소모적 마케팅을 하지 않고, 원활한 물류배송을 위한 직매입 같은 오퍼레이션에 집중하기보단, 이를 보다 더 잘 수행할 수 있는 업체들과 IT기술 기반의 파트너 연결에 집중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11번가의 과감한 변화는 8년 적자라는 기업에서 이커머스 시장에서 흑자로 전환한 기업이라는 새로운 이미지를 선사했다.


또 다른 사례로 네이버를 이야기할 수 있다. 네이버 역시 보관하고 있던 물류를 빠르게 배송하는 것을 사업모델로 둔 기존 업체들과 다르게, 색다른 방법으로 소비자들의 소비욕구를 만들어내고 나아가 판매자들까지 끌어모으고 있다. 이커머스 시장에서 보기 힘든 가격비교 시스템과 사업자등록증 없이도 물품을 판매할 수 있는 것은 네이버만이 가진 특별한 사업모델이다. 이뿐만 아니라 국내 부동의 1위 포털사이트로서 매해 수집되고 있는 소비자들의 빅데이터는 네이버가 이커머스 시장을 쟁취하는데, 커다란 일조를 할 것으로 보인다. 이렇듯 아마존과 알리바바의 사업모델의 장점만을 융복합한 네이버는 그들만이 가진 특색으로 새로운 사업모델을 일궈내고 있다.


이러한 네이버의 새로운 사업모델은 필자뿐만 아니라 수많은 매체에서도 이커머스 시장 1위인 쿠팡을 네이버가 제치고,  새롭게 시장을 제패할 수 있는 가장 큰 이유로 뽑고 있다.



마치며

네이버 사례를 마지막으로 필자는 한 가지 말을 전하고 싶다. 기존의 이커머스 시장의 서비스 프로세스 강화에 집중할 필요가 없다. 서비스의 질은 이미 상향 평준화되었고, 이미 모두 잘하고 있다. 그렇기에 더 이상 기존의 것에 집중하기보단 새로운 사업모델과 이를 통한 기업만의 특별한 서비스를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


"소비자들은 날이 갈수록 까다로워진다. 더 이상 따라 하기만 해도 성공하던 시절은 우리에게 남아있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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