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유수유 실패담

by 포 청천






이제 와서 생각해보면 모유수유를 성공할 수 없었던 요소들이 아주 많았다. 내가 갔던 작은 조리원에서 알려주는 대로 했던 것은 잘못이었다. 많은 경험담을 듣고 많은 케이스를 익히고 있었어야했다.


모유수유의 성공 차원에서만 보자면 조리원에 3주 있었던 것은 잘못된 시작이었다. 젖은 아기가 많이 빨아 먹을수록 유선이 뚫리고 많이 생성된다. 그런데 3주 동안 조리원에서 젖을 많이 물지 못했다. 처음에는 엄마도 아기도 둘 다 잘하지 못했다. 그러다 몇 번 성공했는데 아기가 똥이 묽게 나온다고 모유를 잠깐 끊자고 했다. (후유까지 먹지 못하고 전유만 먹어서 그랬던 것 같다.) 그러다 다시 직수로 모유를 먹는데 엄마는 아기가 원하는 자세를 잡지 못했고, 아기는 쉽게 먹는 젖병에 길들여져 갔다. 그리고 아기가 먹는 양과 엄마의 젖양에 격차가 벌어지기 시작했다.


아기가 젖을 잘 물지 못했던 이유는 한쪽 유두가 비교적 짧은 탓일 수도 있다. 아니 어짜피 유륜을 물어야하기 때문에 문제가 아닐 수도 있고. 아무튼 아기는 왼쪽 젖을 물 때 쉽게 미끌어졌다. 잘못 물다보니 균열이 생기고, 물집이 생기고, 찢어지고, 피가 났다. 그러면 또 한동안 약을 바르고 직수를 하지 않기도 했다. 아프니까 아기가 무는 것이 무서워 반사적으로 몸을 뒤로 빼다 보면 또 악순환이 돌았다.


그래도 조리원을 나가기 전에 감을 잡고 나가야한다는 생각에 작정하고 며칠은 조리원 직원과 함께 한 시간씩 씨름을 했다. 아기는 배고프다고 대성통곡을 하면서도 젖을 물지 않았다. 결국 아기가 이겼다. 원하는 대로 힘들이지 않고 먹을 수 있는 젖병으로 식사를 하셨고, 조리원 역대 2위로 고집이 세다는 평판을 얻었다. 조리원을 나가서 이것밖에 먹을 것이 없다는 것을 알게 되면 먹을 것이라며 남은 조리원 있는 동안은 유축한 모유를 먹이라고 했다.





조리원을 나가서도 아기는 잘 먹지 못했고, 젖이 배출되지 못하니 뭉쳤고, 결국 유선염이 생겼다. 젖이 잘 나오지 않으니 아기는 고기를 뜯는 사자처럼 씹고 늘어지기도 했다. 나는 입을 틀어막고 아기를 노려봤다.


밤잠을 잘 자는 아기인 것도 문제였다. 신생아는 짧게 잤다가 일어나기를 반복한다. 먹는 것도 조금, 자주, 계속 먹는다. 그런데 내 경우는 아기가 잘 자는 편이다. 젖양을 늘리려면 자주 물려야한다. 그렇다고 잘 자고 있는데 깨워서 먹이라고? 쉽지 않았다.


나는 유선염이 생기고 유방마사지를 받아가며 염증을 풀었다. 그러면서 다시 젖양을 끌어올려서 모유수유를 성공시킬 수도 있었다. 그러나 정말 그건 내게 가혹한 일이었다. 하루 종일 아기에게 젖 물리기를 시도하고, 되든 안 되든 씨름을 끝낸 후, 아기는 양이 부족할 테니 분유나 유축된 모유를 보충해서 먹이고, 아기를 재운 후, 나는 기기로 유축을 했다. 언제까지 헐벗은 채 젖을 짜내는 눈 풀린 좀비로 살아야하는지 알 수 없었다.





내가 체력이 받쳐줬다면 성공했을지도 모르겠다. 모유수유 공부를 잘 해서 아기를 만났다면 성공했을지도 모르겠다. 어쨌거나 실패했다. 때문에 나는 빠지지 않는 12kg을 아직도 짊어지고 살고 있다. 모유를 얼마 주지 못했다는 죄책감을 가지고 있다. 분유를 선택하거나 대체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나는 나의 이것을 실패라고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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