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려와~주세요

비 눈 말고

by 김주리

하늘이 직접


나이 들면서

하늘이 뭔가를 내려주면

피하기 시작했다.



우산이 너무 귀찮고 성가시다

머리가 산발이 되는 게 싫다

축축한 기분이 살짜꿍 안 끌린다



길이 얼어 위험할까 걱정된다

세상과 만나 검게 변해가는 안 깨끗하고

굳는 눈을

누군가는 안전을 위해

힘들게 치워주셔야 된다

생각하니

조금 밉다


비도 눈도 오늘은 이상하게 더더 밉다

너희 들에게 내 마음을 들켰나 보다

날씨예보에 등장한 걸 보니


너희들

대신

가끔만 하늘이 통째로 내려와 주면 어떨까

잠시만 내려왔다 가면 어떨까

나에게 물어봐주면 어떨까

비랑 눈 다음에 오게 해줄까

라며


내가 잠시 새침하게 대한

비 눈 말고

가까이 다가 온 하늘과

간절히 대화하고 싶다


하늘아

오늘은 잠시만 내려와서

내 얘기에 귀 기울여주지 않을래

눈과 비 얘기가 아니더라도

오늘 나에게 내려와준다면

다른 이야기를 하고 싶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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