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sode 3. 뭉치야 힘내자!
뭉치의 사고가 난 지 반년이 지난 며칠 전,
산책 중이던 뭉치는
커다란 트럭의 경적소리에
온몸을 심하게 떨 정도로 놀랐습니다.
뭉치를 마음으로 낳아서
보살피고 있는 우리들을 가장 아프게 한 것은
바로....
'건강했던 사진 속의 뭉치'를 보는 일이었습니다.
반짝이고 총명하면서도
순함과 매너가 담긴 눈빛
촉촉하고 동글동글 귀여운 검은빛 코
하얗고 부티나던 짧고 단정한 털
영리한 진돗개를 표현하 듯
적당한 크기로
균형 있고 이쁘게 자리 잡은
뾰족 솟은 두 귀
적당한 몸무게와 날씬하면서도 탄탄해 보이는 체구
모델 워킹을 보여주었던
곧게 뻗은 롱다리
그렇게 멋진 외모에
걸맞는
매너있고 얌전한 걸음으로
룽지의 뒤를 따라 산책하던
건강했던
뭉치
판교 병원 입원 후
뭉치를 처음 본 전
너무 심하게 울어
탈진이 될 정도였습니다.
따스한 동물병원 실장님께선
연실 눈물을 멈추지 못하는 제게 조용히
엄청난 양의
티슈를 가져다주셨고,
전 그것들을 다 사용할 때까지
흐르는 눈물을 멈출 수가 없었습니다.
사진 속에 보던
영국 귀족의 반려견이자 모델 같았던
뭉치는 없었습니다.
입원실 안에 있기조차 힘들 정도로 아팠던 뭉치는
심한 사고로 망가져버린 온몸의 뼈들을 모두 내려놓은 듯
차디찬 바닥에 몸을 맡긴 채
심한 부상을 입어
뜨기 힘든 왼쪽 눈을 감은 채
저와 눈조차 마주치지 못했습니다.
"삶을 포기한 것 같다 "던
구조협회의 말씀이
머리 위를 심하게 짓누르며
제 마음속에 날카로운
화살을 쏜 기분이었습니다.
제가 해 줄 수 있는 말은
'뭉치야 힘내!'
'뭉치야 힘내!'
'뭉치야 부디 힘내자! 알았지?
내 말 들리지?
라는 말 뿐이었습니다.
병원을 나온 후
지하철에서
승객들이 흘끔흘끔 쳐다볼 정도로
울음을 멈추지 못했고,
우울한 마음을 숨기지 못한 채
힘없는 발검음으로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뭉치의 아픔을 미리 막아주지 못한
제 자신이 우리가 너무나
밉고 원망스러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