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면허를 따고도 오랫동안 운전을 하지 못했었다. 연수까지 받았지만 차 선 바꾸기가 너무 어려웠고 그대로 가다가는 부산까지 갈 판이었다. 나의 운전 면허증은 장롱도 아닌 집안 어딘가를 떠돌며 천덕꾸러기가 되어 가고 있었다.
어느 날 저녁 TV 프로그램을 보다가 강한 자극을 받고 운전을 해야겠어!라고 결심했다. 프로그램 이름은 잊었지만, 팔과 다리가 없는 젊은이가 운전이 소원이라며 자동차를 개조해서 자신이 운전할 수 있는 자동차로 면허를 딴 것이었다. 물론 그전에 많이 탈락하고 좌절을 겪었다. 항상 정해진 노력만큼만 투자하는 나로서는 아예 상상도 할 수 없는 ‘계획’을 가진 그가 위대해 보였고 그가 운전면허를 따는 순간 함께 환호성을 질렀었다.
그 주의 일요일 새벽부터 집에서 종로까지 운전 연습을 시작했다. 일요일 새벽이라 차가 없었고 도로는 마치 나를 위해 준비된 듯했다. 그렇게 한 달을 연습하고 비로소 평일날 동네를 살살 다니기 시작했다.
소설을 읽다가, 영화를 보다가, 드라마를 보다가 깨지고 배우기를 반복했다. 분석보다는 감동이 앞서는 ‘낙천적’인 성격도 한몫했던 것 같다. 결국 그런 작은 감동들을 연료 삼아 운전도 배우고 운동도 시작하고 공부도 더 하고 춤도 추고 노래도 불렀다.
지친 청춘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글을 써야겠다고 생각한 것도 이런 이유였다. 나는 몰라서 헤맸던 것들을 내 수준에서 폭로하고 싶었다. 아프니까 청춘이라는 똥글에 그래! 젊으니까 참자 했던 어리숙했던 나 같은 친구들에게 농락당하지 말라고 말하고 싶었다.
그것이 내가 글을 쓰는 이유이다.
https://youtu.be/r8OipmKFDeM
Oasis- Don’t look back in ang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