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와 소년
영화 <케즈>를 보았다. 빌리 캐스퍼 역을 맡은 데이비드 브래들리와 매 kes사이에 실제로도 우정이 깊었을 것 같다. 눈빛이 모든 것을 말한다.
우울한 광산마을은 자연스럽게 ‘빌리 엘리엇’을 떠올리게 했다. 빌리는 발레를 통해 새로운 세상으로 비상했으나 또 다른 빌리는..
빌리가 들판에서 매를 훈련시키는 장면은 단순 하디 단순하다. 사위가 조용해졌다. 흑백이라서 더욱 들판에 서 있는 기분이 들었다. 내가 케즈를 불러들이고 있는 듯한 실제감이 들었다. 1969의 영화이니까 아무런 장치도 없다. 그저 매는 하늘을 날고 소년은 새를 부를 뿐. CG가 판치는 요즘의 영화가 보여주는 갖은 스펙터클한 장면도 이 진정성 넘치는 고요한 그림 같은 장면을 넘어설 수 없다.
영화의 가장 명대사는 다름 아닌 “C'mon Kes! C’mon Kes!” 마치 빌리 자신에게 날아오르라고, 이 현실에서 비상하라고 소리치는 듯했다.
인생 영화를 보고.
함부로 떠벌하기엔 벅찬 심정이 되었다.
****나약해 보이면 무조건 길들이려 하지. 매가 가지고 있는 야생성 따윈 무시하고 고기 잘 잡아오는 참새가 되길 기대하지. 길들이고, 길들여지길 거부하는 모든 이에게 영화 <Kes>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