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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세실 Aug 07. 2022

행복이 무엇인지

가질 수 없지만 부럽습니다.



여보 이번 휴가 재밌었어? 힘들지는 않았어?

바다 가는 동안 잠 좀 자.


여보라니!

지난 가족여행 동안 사촌동생은 올케에게 말끝마다 여보 여보 하며 올케를 챙기고 폭풍전야 같은 쁘띠 디아블로 애기 세 명을 들고 업고 메며 살뜰하게 보살폈다. 아가들은 구김살이라고는 하나 없었는데 코로나 시국에 태어나 차음 만난 막내조차 낯을 가리지 않고 곰모 곰모하며 나를 따랐다.


불현듯 지금은 고인이 되신 어떤 분이 생각났다. 어쩌다가 별내까지 가서 뵈었던 적이 있는데, 행복이 뭐라고 생각해요? 별 거 없어요. 하셨었다. 어느 파이집이었고 나에게 일만 하지 말라고 누누이 당부하셨다. 그날 이후 얼마 있다가 그분이 세상을 떠나셨다는 소식을 듣고 무척 놀랐었는데, 오늘에야 그분이 암으로 돌아가신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렇다면 나를 만났을 때 이미 투병 중이실 때였다.


행복이 별 거 없다고 하셨는데.. 나에게는 내 동생이 사는 모습이 ‘내가 가장 원하는’ 행복이다. 아마 이런 행복을 별거 없는 행복으로 표현하셨는지도 모르겠다. 가족들과 마음을 나누고 여보 여보 하면서 챙기고 챙김을 받고.


젊은 시절엔 그런 모습을 보면 너무 부러워서, 죽어 다시 태어나면 저렇게 살 수 있을까 생각한 적도 있다. 하지만 지금은 누구라도, 저기 저 지구 반대쪽 아르헨티나의 그녀도  나이지리아의 그녀도 그렇게 살기를 기도한다. 누구라도 잘 살아라.


 얼굴에는 엄마의 얼굴도, 아내의 얼굴도 보이지 않는다는 말을   들었다. 그런 얘기가 좋기도 했고 싫기도 했다. 좋은 아내와 엄마가 되기 위해 더할  없이 노력했었다. 얼마나 뼈를 갈았는지는 말하고 싶지 않다. 이제는 안다. 좋은 사람이 되려고 었어야 했다는 것을. 그리고 가질  없는 것은 노력으로 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반은 성공했고 반은 실패했지만 새로운 목표인 ‘용기 있는 사람으로 나아가는  같아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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