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순위 리스트하기
친구는 병원에 입원중이다. 임신인데 상태가 좋지않아 입원하게되었는데 아마도 아이가 태어나도 위험하지않을 순간까지 병원신세를 지게될 것 같단다. 집이 가까워졌음에도 그때문에 만나지 못하고 있다. 알마나 답답할까. 생각나면 연락을 한다.
처음에는 너무 늦은 시간이라 톡으로만 몇마디 나누다가 운전하는 오후시간 생각이 나서 전화를 걸었다. 안부를 묻고 가벼운 얘기를 하려했는데 결국 내 안부를 묻다가는 심각한 이야기로 전개된다.
친구는 이야기를 쭉 듣더니 말한다.
“근데 너 아직 마음을 못 정한거 같은데? 그래서 1순위가 뭐야??”
내가 친정에 온지 한달이 조금 넘었다는 이야기를 듣고는 덧 붙인다.
“그래 아직은 정리가 안되었겠다. 그래도 난 네가 올해를 넘기지않고 정리하면 좋겠다”
감정이 더 추스러지면 담담하게 니가 원하는 걸 이야기하라고도 했다. 아직은 내가 ‘이럴 것이다’라고 추측만 하고 있을 뿐이라고. 그리고 모두 다 잘 할 수는 없는거라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에게 뭐가 중요한지 우선순위를 정하라고.
사실 아직도 혼란스럽긴하다. 이제 막 감정을 좀 억누른상태라고 할까. 엄마니까 꼭 해야할 일들이 있고 프리랜서로 받은 일도 처리해야한다. 그러면서 드는 생각은 ‘내가 지금 뭘하고 있는거지? 앞으로 어떻게 해야하지?’ 였다. 내가 이러려고 집을 나왔나?
친구는 마침 딱 나에게 필요한 질문을 던져주었다. 그래 삶음 선택의 연속이니까. 기회비용이 있는 건 당연해.
내가 그 상황에서 그냥 도망친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는데 ‘거기서 나오는 게 1순위였으면 그걸로 됐어. 이제 아이들이 걱정이면 그 상황에서 할 수 있는 걸 생각해. 그리고 좀 뻔뻔해져도 돼.’
친정부모님네로 들어오면서 사실 미안함이 컸다. 아무래도 백년해로가 당연한 부모님 세대일텐데 자식이 이혼을 했다는 것도 마음 아프실테고 이제 노후준비의 막바지에 내가 경제적 부담감이 되고싶지도 않았다. 월세를 내겠다는 나에게 아빠는 월세는 됐다하셨다. 친구도 ‘그래. 지금은 좀 뻔뻔해지고 나중에 잘 되면 서로 좋은거야.’ 라는 말로 내 마음의 짐을 덜어주었다.
유튜브에서 봤던 켈리최는 ‘젊었을 때 쓰는 1억은 나중에 10억이 될 수도 있는 돈이니 내가 지금 쓰는 돈의 열배를 쓴다고 생각하고 써라.’ 라고 했다. 지금은 명품백 1개를 살 수 있다하면 그 돈으로 재테크하면 십년 이십년뒤에는 명품백 10개도 살 수 있다나.
이제부터 연말까지 나에게 중요한 우선순위를 리스트업해야겠다. 선택과 집중이 성공하는 길인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