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린 다 계획에 없던 사랑을 하고

예상치 못한 크기로 사랑을 쏟게 되잖아요.

by 봄의파랑


그간 '기념일이 무슨 소용이지?' 라고 생각했던 건 아마 그 전까지는 이만큼의 애정을 쏟았던 대상이 없어서였을까? 사랑은 평범한 날도 특별하게 만들어주는데, 이렇게 특별한 날은 말할 필요도 없이 더욱 특별해졌다.

지난 8월 7일은 워너원이 데뷔한 지 1년이 되는 날이었다. (더 늦어지기 전에 이 글을 쓰려고 창을 열었는데, LA 케이콘을 떠나 있는 성우가 말간 얼굴로 Vlive를 켰다. 밤 10시 40분이래. 행복해.) 1주년을 앞둔 어느 날에는 소속사에서 깜짝 이벤트로 걸어준 광고가 공개됐다. 처음 보는 그 사진은 마치 가족 사진을 연상케 했는데 1년 전 처음 공개되었던 단체 사진과 비교해 보면 멤버들이 한층 성장하고 또 가까워진 것 같아 마음 한 켠이 찌릿해져왔다. 사실 감정의 소모가 너무 커서 모든 순간을 이렇게 유난하게 느끼고 싶진 않은데 워너원을 좋아하면서는 그 모든 특별한 순간이 다시 오지 않을 거라는 전제가 깔려 있어서 그런지 모든 기념일 하나하나가 애틋해진다. 미래를 기약하기가 어렵다면 우린 그저 현재에 머물러야 하니까, 그나마 다가올 미래를 모른 척한 채 현재에 충실하는 게 그나마 우리를 덜 슬프게 하니까.


워너원 첫 단체 사진.
1주년 기념 사진.

8월 7일 당일에는 인스타그램을 통해서 멤버들이 팬들에게 직접 쓴 편지가 올라왔고, 중간중간 멤버들이 공식 카페를 통해 글을 남겨줬다. 또 서울 모처에 한 카페에서는 워너원이 직접 커피를 나눠주는 게릴라 이벤트를 진행했고 저녁에는 완전체로 첫 눕방까지 했으니 정말 하루가 온통 워너원으로 가득 찼다. 축제 같은 날이었다.

무엇보다 '워너블데이'라는 이름과 함께 올라온 그 모든 마음들이 너무 예뻤다. 연습생 때부터 지켜봐왔고 결국 데뷔까지 이뤄준 워너원과 팬의 서사는 아무래도 특별할 수 밖에 없는데, 멤버들도 늘 변함없이 그 마음을 표현해주려고 하는 게 보여서 뭉클했다. 그리고 그만큼 다들 행복해 하는 게 느껴지니 지켜보는 입장에서는 그게 또 행복의 일부가 되고, 그렇게 우리는 서로가 서로를 완전하게 해주는 무한한 행복의 굴레에 놓이게 된다. 한정된 시간이라는 건 모든 마음을 쏟아내게 만들고, 그렇기 때문에 신인임에도 불구하고 함께 이뤄낼 수 있었던 모든 것들이 멤버들의 행복의 일부가 되는 것 같아 벅찬 마음도 있고. 그 모든 게 이 덕질을 온전하게 만드는 것 같아.


http://instagram.com/wannaone.official


그러니 이런 행복한 순간에

초를 치고 싶진 않았지만,


사소한 것 하나에도 서글퍼지는 게 이런 걸까?

모든 기쁨의 이면에 슬픔이 있다는 걸 이제야 알 것 같다.

모두가 기쁘고 행복했던 데뷔 1주년에 앞으로 우리가 2주년, 3주년... 아니 그 이상의 기념일을 챙겨줄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이 들어서 서러워졌다. 남들 다 하는 두 번째, 세 번째를 못한다는 게 참 그렇더라구.

그리고 이틀 뒤에는 늘 그랬듯 워너원 공식 트위터에 민현이의 생일을 축하하는 사진이 올라왔다. 마음껏 축하해줘도 모자를 날인데, 어느덧 열한 명의 생일이 한 바퀴를 돌아왔다는 사실이 실감이 났고, 또 그게 그렇게 서러웠다. 내가 좋아하는 멤버의 생일에는 아마, 그 두 번째 생일 축전이 올라오지 않을 테니까.


알고 시작했다고 해서 그 모든 게 아무렇지 않게 되는 건 아니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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