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다시, 살아내기로 했다10

다시, 살아내는

by 꿈부

2025년 새해 첫날, 마음을 울리는 한 통의 메일을 받았다.

“안녕하세요. 저는 원주에서 작은 프랜차이즈 식당을 운영하고 있는 ㅇㅇ입니다.”

그녀는 내 책 《그래도 부동산》을 읽었다고 했다.
뜻대로 되지 않은 투자로 인해 자책과 아픔 속에서 지내온 지난 시간들이었단다.
그러다 책 속 실패의 이야기에서 위로를 얻었다며,
“다시 일어서고 싶다”는 마음을 고백해주었다.


나는 메일을 읽으며 눈시울이 뜨거워졌다.
작가라는 이름이 쑥스럽던 내게,
“글을 더 써야 하는 이유”를 다시 일깨워준 순간이었다.

나 또한 그 시기의 속상한 마음을 어찌할 수 없어 글을 썼었다.
아마 그 마음이 통한 거겠지.

“나만 힘든 건 아니구나”라는 마음.
다행이다. 그런 위로를 줄 수 있어서.


며칠 전 점심에 만난 또 한 사람도 그랬다.
2021년 분양권에 투자했다가 잔금 맞추느라 허덕였고,
금융비용에 매달 숨이 조여왔다던 그녀다.


시절의 나를 곁에서 지켜본 다른 친구는 이렇게 말했다.
“그때 대표님은 눈이 돌아 있었어요.

제정신이 아닌 것 같았어요. 돈이 이렇게 무서울 수 있구나 싶었죠.”

맞는 말이었다.

당시의 우리는 하루가 다르게 뛰는 집값에 취해
본래의 자신을 잃어가고 있었다.
위험을 보지 못했다. 아니, 애써 외면했다.

그래서 더 깊고 길게, 힘든 시기를 지나올 수밖에 없었다.


“그땐 내가 뭘 잘못했나 싶었는데, 이제야 꿈을 다시 꿔보고 싶어요.”


돈이 가볍고,세상이 쉬워보였던 시기가 있었다.

우리는 투자보다도 그 시기 이후 찾아 온 시련의 이야기를 오래 나눴다.
혹여 그 시절 순항만 했다면,
돈에 취해 세상이 우습게 보였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시련 덕분에 지금의 우리는
조금은 덜 경박하고, 조금은 더 진심으로 마주할 수 있었다.


세월을지나온 나는 요즘 ‘덕분에’라는 말을 자주 쓴다.
누군가의 여정에 함께할 수 있음에 감사하고,
또 다른 누군가의 메일 한 통이 내 글쓰기의 이유가 되어주니 감사하다.허송세월이 되지 않았다.


크고 작은 실패와 좌절은 누구에게나 찾아온다.
부자가 되고 싶어 시작했지만, 과정은 언제나 쉽지 않다.
그럼에도 중요한 건, 오늘도 우리가 “다시 살아내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래서 나도 다짐한다.
더 쓸 것, 더 전할 것.
내 글이 누군가에게 작은 숨통이 되어줄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작가로서 충분할 듯 하다.


멀리서 메일을 보내준 독자에게,
그리고 다시 꿈을 꿔보겠다 말한 그녀에게,
나는 이렇게 전하고 싶다.


“삶은 언제나 뜻대로 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다시 시작하려는 그 마음, 그 걸음이
이미 당신을 단단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부디 오늘도, 살아내시기를 바랍니다.”


다시 일어서려는 마음만이 우리를 앞으로 이끈다.
당신도, 나도.
살아내는 것으로 충분히 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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