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아픈 시간들....
항상 외톨이였던 아이가 요즘은 종종 친구들 이야기를 하곤 했다. 코로나로 2년을 집에 있던 아이가 이제야 친구가 생기는구나 안심했는데, 이제는 놀고 싶어도 친구들이 껴주지 않는다며 처음으로 속상해했다. 그동안은 본인도 친구에게 관심이 없고 특별히 속상하다는 말을 하지 않았는데 아침에 갑자기 툭 내뱉은 말에 내 마음에 큰 요동이 쳤다. 혼자 쉬는 시간에 친구들에게 다가가면 다른 친구와 놀겠다고 가버리고 자리에서 보드게임을 펴고 기다리면 아무도 와주지 않았다는 말에 눈물이 울컥 날뻔했다.
'다가가 보지 그랬어? 혹시 다른 친구에게 화내거나 한건 아닐까?' 조심스레 물어봤다. 아마도 5학년이 되고 나니 이미 친구들은 자기 무리가 있었나 보다. 게다가 아직은 어린아이 같은 우리 아이는 친구들이 좋아할 만큼 재밌고 인기있는 아이가 아니라는 것을 나도 알고 있었다. 그래서 아이에게 먼저 다가가라고 했지만 아이 말로는 친구들이 다가서면 피하고 기다리면 와주지 않는다고 했다.
오랜만에 집에 놀러오셨던 친정엄마에게 약한 모습 보이지 않으려고 괜찮다고 다 저러면서 큰다고 했지만 사실은 마음이 무너져 내렸다. 그래, 더 솔직하게 전부 무너져내려 버렸다. 창방 하고 아이에게 신경 써주지 못했는데 이럴 때 나의 아이는 혼자서 그런 시간들을 감내하고 있었구나. 미안하고 안쓰러웠다. 지금도 아이를 생각하며 무너진 마음을 추스르고 있다. 혼자 공방에 앉아서 훌쩍여본다.
다 울고 나서 훌훌 털고 이따 저녁에 집에 가면 씩씩하게 인사하고 안아줘야지. 세상에 치이고 상처받고 돌아온 내 아이를 더 꽉 안아주고 아껴줘야지. 약한 엄마 모습 보여주지 말아야지. 다짐해본다.
"아들아, 이것도 한 과정일 거야. 지나고 나면 너에게 양분이 되고 또, 잘 이겨내고 살아가다 보면 분명히 마음 맞는 친구 만나서 웃을 날이 올 거야 엄마가 그때까지 친구도 되어주고 집에 돌아오면 항상 더 꽉 안아줄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