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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꿈꾸는나 May 25. 2023

아침 운동 후 주절주절 소소한 이야기

5월도 거의 끝을 향해 가고 있다. 지난 5개월 나름대로

열심히 살았다고 자부한다.

다시 시작한 새벽운동은 매일 아침을 여유롭게 한다.

물론 아직은 남편이 깨워줘야 겨우 눈을 뜨지만….

내 산책의 즐거움은 다른 곳에 있다.

남편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다.

말수가 적은 남편과 살다 보니 주로 내가 말을 하지만,

그래도 부부의 대화시간이라 욱여보기로 한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줄줄 늘어놓다 보면 어느새

근심이나 걱정이 사라진다.

그저 말없이 묵묵히 들어주는 남편은 그다지 재밌지도

다정하지도 않다.특별히 호응해 주지도 않는데

이상하게 편안하다.

그 누구와 대화할 때보다도 편안하다.

또 한 가지 지금까지 연애 포함 16년 동안

늘 변함이 없다.

그 변함이 없음은 곧 말이 없다는 것.

(들어주긴 하는 걸까? 생각하곤 하지만 듣고는 있는 것 같다. 중간중간 끄덕이기도 하고 대답도 하니까? 자기 합리화일까?)


호수공원 돌며 대화도 하고 하늘도 보고 나무도 본다.

대화하다가도 숨 막힐듯한 푸르름에 옹기종기 귀여운 꽃들에 말을 잃고 멍하게 바라보고 웃음 짓게 된다.

중간쯤 가다가 그네벤치에 앉아서 오늘의 말씀 한 구절을 읽는다. 하루가 술술 풀릴 것 같은 평온함이 밀려온다.

이렇게 하루를 시작하면 마음이 느긋하다.

물론, 운동을 마친 남은 하루들은 정신없이 흘러간다.

잠시 짬을 내서 글 한토막 써보고 신랑 출근시키고

아침준비하고 아이들 등교시키고 밀린 집안일 잠시하고

공방에 출근한다. 그날그날의 일들을 마치고 집에 돌아오면 저녁시간이고 먹이고 치우고 책 한 줄 읽어주고 아이들을 재운다.

예전 같은면 나는 나가서 더 늦은 시간까지 드라마를 본다거나 다른 일들을 했겠지만 새벽에 일어나야 하기에 다 같이 잠자리에 든다.


그나마 아침 운동 후 잠시, 등교시키고 잠시 나만의 시간이주어진다. 머리는 비우는 시간이다.

나를 재충전하는 시간.

그동안 몰랐다. 이런 시간들의 소중함을.

앞으로는 나만을 위한 시간을 늘려가야겠다.

나와 화해하기 위한 시간, 주절 주절 나에 대한 글을

적다 보면 나 자신과 화해하는 날도 오겠지?

이제 나를 위한 시간을 갖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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