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응하지 못한 시련

새벽의 난동 이혼의 문턱 (1)

by 햇빛누리

택시안에서 조용한 수다가 오갔다 밤에

누가 입원했냐고 묻는다. 지금 어디 가고 있는지.. 11시 넘어서 누군가의 호출을 받고 나간다는 것은 웬만한 약속이 아니고서야 나갈 수 없다. 남편지인이 전화 왔고 119에서 전화 온 것도 몰랐다. 그 후로 몇 번의 전화가 왔고 받았다.


병원 안의 스타벅스의 커피향기는 문밖에서도 새어 나왔다. 문을 닫아도 진한 향기가 난다는 건 커피의 향기일지 닫힌 문을 열고 들어가 커피를 마시고 싶은 충동까지 들었다. 그렇게 응급실에 와있었다. 신랑은 말 그대로였다. 응급실문을 열고 가니 누워있었다. 참 당황스러웠다. 계속 부부사이가 좋지 않았고 이런 일은 내 차지였는가 싶은 게 지인들은 내 번호를 수소문하며 번호를 찾았다고 한다. 매번 늦는 남편이었고 늦게 와도 우리 부부는 너와 내 삶은 간섭을 하지 않았다. 서로 남남처럼 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남편은


ct를 찍고 피검사를 했다고 했다. 혹시 모를 다른 곳에 다쳤을까 싶어 검사를 했고 기다리는 중이라 했다. 응급실은 아픈 사람은 있었지만 고요했다. 그래서일까 밝은 조명이 너무 힘들었다 아니 집에 빨리 가고 싶은 생각뿐이었다. 아무 죄 없는 휴대폰을 들여다보며 늦은 밤 어디에 전화할 수도 얘기할 수도 없어 혼자 속으로 끙끙 앓았다. 아무리 남남이었지만 그래도 애아빠니 가슴이 요동쳤다.



잠들 시간 어색한 공간에서 곁을 지켜야 한다는 건 힘들었다. 나를 위로받을 수 없는 상황에 처해진 나 자신이 안타까웠다. 애꿎은 브런치만 보며 혼자 피식거리다 시무룩했다가. 그렇게 남편의 검사결과를 기다렸다. .


검사결과는 정상이었다. 평소에도 술을 마시냐는 말에 가끔 마신다고 하니 술을 마시면 안 된다고 갑자기 혈액이 머리 쪽으로 안 가서 생기는 어지러움증이라는 것이다. 심장도 괜찮고 , 모든 게 괜찮았다. 안도감도 들었지만 괜히 창피했다.


남편은 술기운인지 고라 떨어졌고 링거 맞으니 옆을 지킬 수밖에 없었다. 응급실에서도 빨리 나가줬으면 하는 눈치였다. 앉아있으니 계산하라고 하고 링거 빨리 맞을 수 있게 해 준다며 수액은 더욱이 속도를 냈다.

새벽1시 반 수액도 다 맞았고 도저히 병원에 있을 명분이 없었기 때문에 남편을 깨우기 시작했다.

정신이 드는지 몇 번의 흔들림 끝에 남편은 일어났다.


정신 못 차리는 듯했지만 이내 호출택시를 불렀고 집으로 갔다. 남편은 집에 가서 고요히 잠들거라 생각했다. 내 생각은 빗나갔다. 그때부터 이상한쪽으로 시비를 걸기 시작했다. 자기 전화를 왜 안 받았는지 응급전화인데 내 전화무시했냐고 버럭버럭 소리 질렀다.




아무 죄가 없다. 아이들 혼자 케어하느라 10시 반 넘어 전화 못 받은 건 사실인데 일부러 못 받지 않았고, 그날따라 휴대폰이 진동으로 했는지 울리지 않았던 건 사실이다. 미안하다고 했고 숨이 돌아왔고 잘 왔으면 됐는데 왜 화풀이를 나한테 하냐고 하니, 남편은 무슨 말이 귀가 거슬렸는 건지 다시 옷을 주섬주섬 입었고 내가 말한 것을 탐탁지 않아 했다.



무시하는 느낌이 들어서일까? 내 말이 다 맞았는 것 같은데.. 남편은 잘못도 모르는지 양가 부모님한테 가서 네가 잘못했다는 것을 얘기할 것이란다. 이해가 안 갔다. 본인이 더놀라게 해놓고 내 잘못을 더 크게 만들고 있었다. 도저히 말릴 수가 없었다 새벽 2시에 부모님을 찾아간다는 건 말이 안 되었다. 여자힘으로 제압이 안되었다. 밀었지만 다시 일어났고 도저히 안되었다. 그래서 할수 없이 먼저 남편의 얼굴을 때렸다. 그리고 나도 다시 맞았다... 순간 너무 억울했다.무서웠고 바로 경찰에 전화했다. 아이들은 시끄러운 소리에 깼다. ..

이것은 시작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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