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아 가지 마..
이것은 새 학기 알람 같은 소리. 다 챙겼다는 각오와 함께 앨배이터를 마음 편하게 타고 차 앞에서 문이 열리지 않았다. 하. 열쇠를 놓고 온 것이다. 그날부터 3호는 나갈 때마다 구호 외치듯 나를 챙겨주고 있다. 첫 아이가 입학한 지 12년이 되었다. 아이는 이제 5학년이 되었고 둘째 아이도 8살 막내가 7살 연년생이다. 치열했던 육아뒤엔 아이들의 추억만이 남아 있다.
꼬물거리던 아이들이 누워있다 뒤집고 기어있다가 두 발로 설 때 그 환희와 기분은 아이를 처음 키워본 나에겐 신세계였다. 아이들을 키울 때면 내가 무슨 부귀영화를 누리겠다고 그렇게 이른 결혼을 했는지 하며 혼자 말로 되네인다. 참을 인이 몇 번씩 불쑥불쑥 튀어나왔다 들어가길 여러 번.. 아이들이 크면서 마음이 허전해지기도 한다. 손을 잡고 어린이집 문밖에서 엄마를 안 떨어지려고 울 때도, 밤늦게 울 때도.. 엄마의 숨소리를 옆에서 자던 애들이.. 지금은 엄마와 떨어져 씩씩하게 학교를 가는 아이들이 애잔하게 느껴진다. 내 품에서 자식을 떠나보내는 기분 같아 마음이 아파졌다.
자유를 만끽해도 좋을 나이에 결혼해 10년을 보내고 나니 결혼생활은 그렇게 쉬운 것만은 아니었다. 임신과 출산이 반복되면서 치쳐간 기분이다. 하지만 아이들을 보며 다시 3월의 설렘을 맞이해 보려 노력을 하게 된다. 사실 새 학기가 되면 설렌다. 길었던 겨울방학이 지나서일까. 엄마는 방학이고 아이는 개학인 지금의 시점이 좋다. 새 학년을 맞이하는 아이들을 보면 대견하기도 하고 짠하기도 하다. 어릴 적 학교 생활은 떨리고 무서웠다고 할까.. 새 친구를 맞이하는 것도 만나는 것도 두려웠는데, 우리 아이들은 어떨지 모르겠다. 새 학용품을 사고 나니 신학기의 맛이 난다.
. 정신없는 아침이다. 아이들 세명을 등교시키기 위해 부랴부랴 움직일 수밖에 없다. 어제는 새벽기상이었지만 오늘은 7시 기상.. 밥이며 국이며 데워놓고 아이들 깨우기 시작했다.
아이들의 입맛은 각양각색이다. 콘프라이트에 우유, 사과, 계란프라이, 부스스한 아이들을 일으켜 세워 내야 하는 것도 엄마의 몫이다. 잠이 많은 나에게 아침은 힘들다. 그래도 아이들은 스스로 하나둘 일어나 옷을 입었다. 새 학기 스트레스가 있을 텐데도 잘 이겨내주는 아이들이 감사하다. 나의 아침메뉴는 주스 1컵이나 우유 1잔 정도 정신없는 아침엔 채 할까 넘어가지 않는다. 아이들을 보내고 나면 그제야 여유로운 모닝커피를 하게 되는 여유가 생긴다. 아이들이 가고 나면 집이 휑하다... 괜히 후련하지만 보고 싶기도 했다. (반전)
그래도 몇 시간의 여유를 즐겨보며.
큰아이가 며칠 학교 다녀오고 나더니 여부회장에 나가고 싶어 했다. 남자아이들이 나가는데 자기도 나가고 싶다고. 난 그런 활동을 좋아하지 않는데 아이는 포부가 대단한 듯했다. 하지만 반장도 안 해본 아이가 부회장이라는.. 이유가 궁금했다 왜 하고 싶냐고 하니 아이는 이유를 말하지 않았다. 무엇이 문제였을까. 아이가 눈물을 흘렸다. 평소에 자주 소통한다고 했는데 아이는 울기 시작했다. 이유를 알 수 없었다 내가 자존심을 건드린 건가.? 자기도 왜 되고 싶은지 이유가 분명 있을 것인데... 그러고 폭풍이 지나고 아이는 부회장을 하지 않겠다고 했다. 아니 내핑계를 댔다 엄마가 하지 말라며~ 할 말이 없었다. 감정을 어떻게 풀어내야 할지 모르겠다. 사춘기가 접어드는지 퉁명스럽게 말하는 딸이 안쓰럽기까지 하다.
안 되는 이유를 나도 설명했다. 이렇고 저렇고 힘들다.. 했는데 수궁을 하면서도 아이는 그래도 하고 싶었는데 나 때문에 못한다는 식으로 몰아가는 기분이라.. 괜히 이상했다. 한 번쯤 경험하게 했어야 했나 싶기도 하고.. 아이가 괜히 마음을 다칠까 염려스러운 부분도 있었다. 내가 너무 말렸다.. 싶기도 했다. 3월 고학년이 되니 더 분주하고 더 어려운 것 같다... 사춘기 시작을 알리는 건지 요즘.. 많이 투덜 되는 기분이다. 짠하고 애잔하다.
새롭게 시작한다는 것은 분주하고 설레는 일임이 분명하다. 주말에 아이와 시간을 보내려고 노력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