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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해바라기 Jul 13. 2023

짜릿한 긴장감

이 점수로 어디 갈 수 있나요? 

500점! 맞았다.



수능을 500점 맞았으면 인서울 했으려나,?  


컴퓨터 모니터 앞에 시험지를 놓고 앉았다. AI가 판치는 세상에 컴퓨터 자격증이 뭐가 필요 있으려나 싶지만 , 그래도 알아두는 게 좋을 것 같아 3달 전부터 월, 수, 금  ITQ시험을 준비했다. 아침시간이라 졸다 수업 듣다가 엉덩이에 물집 날듯이 힘들었다. 그래도 커피를 먹으며 잠을 날릴 수 있었다.

친절한 선생님 가르침 덕분에 파워포인트, 한글 엑셀, 그중 2과목을  이수했고 저번 주말 한글 시험 치고  6월에 파포를 쳤다  그 결과가 500점이었다.

한글은 아직 결과가 나와봐야 할 것이고.. 같은 시험지를 받아 들고 토씨하나 틀리지 않게 베껴 넣는게  참 쉬우면서도 어려웠다. 아니 어쩌면 반복되는 학습이 지겹기도 했다.


같은 반에 다 열심히 하길래 따라갔던 것이지 혼자 했다간.. 포기했을 것 같은 기부니 든다. 시험이란 건 아이 낳고 처음이었다. 나도 모르게 키보드에 손을 얹고 덜덜 떨고 있었다.  수험표가 맞는지 몇 번을 확인하고 눈에 뵈는 게 없는 아찔한 기분이었다.


저장이  잘 안돼 감독관을 향해 손을 들었다. 한 10분 좀 지났을까 마음에 진정이 오면서 시험을 칠 수가 있었다. 머리 위에 에어컨은 왜 날 향해 있는지 저체온증에 걸릴 듯  한기까지 느껴졌다. 

시험이란 건 어쨌든 두려운 존재였다. 애만 낳으면 두려운 게 없을 것 같았는데... 그것은 아니었다. 

시험, 당당해질 줄 알았는데 긴장감 앞에선 속수무책이었다. 

같은 공간에서 초등부터  나이대가 다양했다. 모두 타닥타닥 클릭클릭 하는 소리만 들릴뿐 고요한 시험장 안이였다.  컴퓨터에 몰두하니 눈과 가슴이 턱 막혀 왔다. 


기존에 컴퓨터 환경과는 많이 달라서  긴장이 많이 되긴 했다. 새로운 컴퓨터 환경에서 시험을 친다는 것이 새로운 도전인가 싶다. 키보드 마우스도  쓰던 것이 아니라 더욱 그럴지도 모르겠다. 괜한 장비 탓을 해본다. 


순간 AI가 된 것처럼 키보드를 쳐내려 갔다. 즐겁기도 하고 짜릿하기도 하고 무엇인가 몰두한다는 것은 잠깐의 스트레스를 잊을 수 있었다. 시험 끝나고 잡담을 나누는 기분은 더할 나위 없고, 모두 재시간에 잘한 건지 표정은 밝아 보였다. 공부 잘하는 친구를 시기하기도 했었는데, 그때 그 추억은 다 어디로 간 것인지.


뭐 수능시험은 아니니 모두 즐거운 마음으로 시험을 치고 내려온 것 같다.

시험을 치니 순간의 몰입이 약간의 쾌락을 주는 기분이다. 

수능을 500점 맞았으면 난 어디 있었을까?  지금의 남편을 안 만났을 텐데?........ 

지나고 보면 그때 열심히 할걸이라는 후회가 밀려드는 건  나뿐만이 아니겠지? 


다음은 무슨 시험 도전할까  한국사 2급?!!!!??? 모두 도전하세요 몰입합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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