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오늘부터 쓰는 사람 Oct 16. 2024

그저 써야 할 이유

나 자신과의 대화,마음 들여다보기..나를 알아가는 행위, 일상의 의미와 가치 부여하기..

쓰는 행위에는 이렇듯 좋은 이유들이 붙는다.

머리속에 멤도는 생각의 낱개들을 한 데 뭉쳐 분석하고 정리하여 이렇다 할 결론을 지어 체계화시키고 싶다는 생각을 늘 한다.

하지만 막상 펜을 집어들기도, 키보드 앞에 앉아 두드리기도 항상 겁이 난다.

나의 사고와 생각은 늘 거기까지인듯 싶기 때문이다.

막상 쓰려고 하면 늘 진부한 단어와 표현만 겉돌뿐이라는 생각, 독자의 마음을 울리고 깨달음을 줄 수 있는 거창한 서사와 끝맺음이 나오지 않는다 라는 한계 설정으로 인한 위축됨

아직 지식과 경험의 인풋이 풍부하지 않아 아웃풋이 너무 빈약하다는 사실의 심리적 저격들..

이러한 이유 때문에 항상 이어쓰고 꾸준히 쓰기는 중단되고 말았다.


어른의 일기라는 책을 쓴 작가의 강연을 들었다.

18살에 시작해 21년동안 꾸준히 쓰게 된 일기를 통해 작가는 꾸준한 일상의 가치를 알게 되었고 자신과의 꾸준한 대화를 통해,타인이나 외부적 수단이 아닌 자기 자신에게 위로받고 치유되는 경험을 했고 자신의 일상을 돌아보며 삶을 정돈해나가기 시작하자 불안했던 삶이 안정되고 더 나아가 한걸음 한걸음 성장의 단계로 나아가며 살게 되었다는 것이다.

거창한 일과나 주제가 아닌 그저 그런 나의 일상이 소재가 되어 나라는 사람을 비춰보고 불안과 우울 상처들을 품고 치유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수단!

그래! 늘 그렇듯 꾸준하지 못하고 또 중단되었던 나의 쓰기는 이렇게 갑자기 또 시작된다.


누구에게 보여주고 구독 좋아요 공감 표시를 받아야만 하는 글을 써야하지 않나?라며 머뭇거렸던 글쓰기.,

진부한 어휘나 표현이 아닌 신선하고 마음을 훅 뚫고 들어오는, 일명 핍진성이라는 어려운 표현을 갖다 붙일 수도 있는 고급스러운 필력을 자랑하고픈 욕심,

그것들이 결국 나의 꾸준함을 방해하고 있었나 라는 성찰을 해본다.


오늘의 사소한 일상,  주변의 어떤 인물을 통해 본 인간관계의 고약함과 다양한 인간군상들의 이야기, 작지만 소소한 성취들이나 칭찬거리들,

하지 않았으면.. 참았으면 좋았을 말과 행동들의 기록은 자기 반성과 성찰의 시간을 줄 것이다.

문득문득 올라와 눈시울을 붉어지게 만드는  지난 날의 상처와 후회들..나이들어 다시 보이는 나의 옛 발자취들과 아무짝에도 쓸모없어 보였던 헛된 시간들이 보여주는 청춘의 고민과 격동의 시간들은   그럼에도 살아낸 나의 인생과 삶에 작은 의미라도 부여해주겠지? 그건들을 통해 치유와 회복이 일어난다면 후회의 그림자들이 짙게 드리워진 내 삶에 작은 위로한줌이라도 쥐어주겠지..


내 삶의 의미는 무엇인가? 보다 나는 내 삶에 어떤 의미를 부여할 것인가라고 질문을 바꿔보라는 강의를 들은 적 있다.

내 삶의 의미를 찾기에는 삶은 참으로 빈약하고 빈곤했다.

이런 나의 삶도 애처롭고 따뜻한 마음으로 토닥토닥 위로해주고 때론 냉철하고 비판적인 시각으로 날선 꾸짖음도 해보며 매일을 기록해보자.

거창한 의미와 가치는 찾지 못하더라도  나로 살아낸 그리고 살아갈 나의 삶이 조금 더 힘을 받고 용기내어 걸어갈 수 있지 않을까?

그래서 내 삶에 어떤 무엇이라도 자신있게 내 나름의 의미를 부여할 수 있지 않을까?


먼 훗날 나는 기록하는 나의 삶 덕에 조금 더 풍요로워졌기를..조금 더 삶을 긍정할 수 있게 되기를..그래서 나다운 삶을 살아내고 있기를 바라본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