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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노 Aug 29. 2022

,

0230

새벽 두시반.

모두가 잠든 새벽은 아닐 것이다

주변의 인기척을 느끼진 못했다

나의 소음이 누군가의 단잠을 방해하지

않기를 기도 할  무렵


개인주의를 모방하며 자신을 포장해 온 녀석은

이런 말을 내놓는다

자기 자신의 소중함을 알기에

상대방의 소중함을 알고 있다고


그렇기에 상대방의 가치를 뒤 흔드는

조언이나 간섭을 매우 폭력적으로 생각한다고

그렇게 조잡한 이념을 초석으로 다지며

모든 인간을 대해 왔고

나름 괜찮게 적응하며 살아왔다고


약간의 정적이 흐른 뒤

누군가 나에게 다가오는 것이 느껴졌다

익숙함이라는 향이 나는

향수를 뿌린 낯선 이었다

그는 나에게 취한 듯 말을 걸었다

“결국 너의 만족감 아니더냐”


총에 맞는다면 이런 느낌일까

가슴에 구멍이 나는 문장이었다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누군가 나의 살점을 도륙하는 것을

지켜만 보고 있는 심정이었다

모든 것을 간파당한 무기력한 느낌


나는 방어적인 사람이었다

사람을 경계하며 다가오는

모든 사람에게 셀 수 없는 벽을 세우고

나를 지켜 왔다

이런 나에게 그의 말은 크나큰 충격이었다


물론 많은 시간이 흐른 뒤

모두가 그렇듯

바뀐 것은 많지 않다

하지만 나에게 그 말을 해주었던

그 익숙한 아니.


여운이라는 향이 나는

유일한 향수를 뿌리는 그 자가

문득 생각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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