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었음을

by 조헌주



옛 청춘들이 머물다 간 곳 그 벤치 위에

채색을 몰랐던 소박한 말들 그 몸짓

모두가 사랑이었음을

서로의 옷깃 사이로 침묵을 깨치며 떨어지는

낙엽 그 향기 그 늦가을의 냄새 또한 사랑이었음을

하루 해를 넘기고 마주하였던 촛불의 아늑한 너울거림 그 너머로

빛에 젖은 하이얀 얼굴을 사랑하였음을

그 옛날 청춘들이 서로의 마음과 마음에

조용히 닻을 내리던 곳

지금은 폐항이 된 분주하고 떠들썩하던 그 항구가

내게는 사랑이었음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