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바트로스

by 조헌주



운명은 시인에게 가난과 연민의 관을 씌워주었다

관 없이 날아오를 수 없음을 알기에 지상에 유배된 알바트로스

마음만은 천상으로 날아올라 노닐다가

지상의 가련한 옷을 입고 조롱거리 되었구나

부끄러운 검은 옷의 미운 오리

알바트로스에게도 지상에 가족이 있기에

오히려 거추장스러울 뿐인 날개

뒤뚱거리며 감추고 싶을 뿐

조롱은 어찌할 수 없이 주어진 운명이지만

옷을 바꿔 입고 싶지는 않다

선원들과 알바트로스 서로 악수하는 그날을 기대하며

미운 오리는 오늘도 시를 쓴다






* 보들레르의 시 알바트로스를 소재로 삼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