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앞 여울물은 언제나 아랫마을로 흘렀다
아침 햇살을 얹고 석양의 금가루 뿌리며
언제나 같은 방향으로 흘렀다
검은 밤엔 귓속에서 돌돌거렸다
흘러간 것은 이제 그곳엔 없지만
아침 볕과 석양의 노을만은 그대로 남아
여울 속 피라미처럼
나도 아직 그곳에 머물러 있다
여울에 헹구어지는 여느 빨래처럼
피라미들이 그곳에서 시간으로 몸을 씻고 있었다
물살이 저리도 빠른데
지느러미만 살랑거리며 온몸으로 현재 속에 머물러 있다
그들에게 물살은 흘러가는 대상일 뿐 아무런 미련도 없다
그들의 삶은 현재에 머물고
나의 따스했던 유년은
휩쓸려간 빨래처럼
이미 떠내려 갔다
수줍고 달콤했던 유년의 순수와
방향 없이 무모했던 젊은 날의 정열은 이제
추억에만 담겨서
다시 잡을 수 없어 아쉬워했던
아랫말로 띄워진
하얀 종이배처럼
흐르고 흘러
풀섶 사이로 바위틈 지나
일렁이는 물결을 타고 떠내려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