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티 커피 에세이 시리즈 # 14
시리즈의 열네 번째 커피입니다.
파나마 라 마스카라다 게이샤 무산소 내추럴
(Panama La Mascarada Geisha Anaerobic Natural)
Variety: Geisha
Dripper: April Glass
Process: Anaerobic Natural
Note: Tropical Fruit, Papaya, Melon, Banana,
Fruit Basket, Smoothie, Juicy, Very Sweet, Complexity
Information:
3m 42s
Temp 98 ℃
백산수
Dose 20g
Ratio 1:16
TDS:1.32
EY:21.12
[21 - 31 ℃ 구간에서 최소 30회 이상 측정한 평균 값]
Grinding size(㎛): 1,123.14 - 1,129.81 ㎛
Review:
파나마 알토 보케테 지역에서 재배 및 가공된 라 마스카라다 게이샤 애너로빅 내추럴 커피입니다. 이 커피는 특이하게도 생산 농장이 비공개입니다.
이름만 들어도 전 세계 스페셜티 커피인 모두가 알 만한 유명 농장에서 생산된 커피라고 소개하지만 완벽주의 성향을 가진 이 농장의 주인은 특별한 프라이빗 랏에 본인 농장의 이름을 붙이기 원하지 않았습니다. 자신의 손에서 태어난 이 뛰어난 커피가 완전히 새로운 독자적인 이름을 갖길 바랬고 이에 생두 수입사 커피미업(Coffee Me up)의 대표는 라 마스카라다(La Mascarada), 가면무도회라는 특별한 이름을 선사했습니다.
이 비밀스러운 커피의 이야기를 들은 저는 농장과 농장주에 대한 숨겨진 정보가 궁금했고 이 커피를 프로덕션 한 해월의 공식 계정으로 직접 농장의 정보를 의뢰했습니다. 해월에서는 농장의 농장주와 수출사가 정보가 절대로 공개되지 않기를 바라서 해당 정보에 대한 공개는 알려줄 수가 없으나, 파나마에서 가장 유명한 농장 중 하나라는 답변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특별한 Lot에 부여하는 특별한 이름으로 농장의 마케팅 포인트라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마치 비밀스러운 가면무도회 같은 이 커피는 공개된 알토 보케테라는 지역과 1,800m라는 동일한 고도대에 위치하고 있는 파나마의 엘리다, 라 에스메랄다, 핀카 하트만 등의 프라이빗 랏일 거라는 추측을 할 수 있었고 마케팅 목적과 수입사의 독립적인 상품 브랜딩이 부여된 커피라는 생각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라 카브라(La Cabra)의 떼루아 프로젝트(Terroir Project)와 나인티 플러스(Ninety Plus)의 펄시 라인(Perci Line)과 같이 실제로 유명 생두 수입 업체와 로스터리 등에서 수입한 커피에 독자적인 네이밍을 붙여 스페셜티 커피의 부가가치를 더욱 극대화하는 방식들을 사용하고 있는데 국가와 재배 지역, 고도, 프로세싱 등 필수적인 정보를 공개한 채로 가격 경쟁과 유통 차별화에서 이점을 갖기 위한 것이라고 보여집니다.
시청각적인 감각 요소들은 경험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이처럼 특별한 명칭을 부여하는 것은 어쩌면 하나의 브랜드로서 당연하게 고심해야 할 마케팅 전략일 수도 있을 것이고, 소비자의 입장에서도 미식 분야로서의 경험적 가치를 더욱 높일 수 있는 상호 간의 긍정적인 방향성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름만큼이나 화려하고 놀라운 향미를 가진 커피였습니다. 마치 열대과일 바구니에서 나타날 법한 화려하고 풍부한 열대과일의 복합적인 향미를 경험할 수 있었고 대부분의 파나마의 무산소 발효 프로세싱 커피가 가지고 있던 특유의 발효취를 거의 느낄 수 없을 만큼 장점만을 잘 살려 표현해 낸 커피였습니다.
기존에 경험했던 파나마의 애너로빅 프로세싱 커피들은 자주색과 보라색 계열 이미지 또는 럼 체리와 같은 느낌을 공통적으로 가지고 있었는데 라 마스카라다는 사뭇 다른 분위기였습니다.
이 커피는 연녹색과 노란색의 열대과일 뉘앙스를 지배적으로 가지고 있었습니다. 파파야와 멜론, 바나나 등의 과일들로 스무디를 먹는 듯한 진득하고 리치한 단맛과 질감이 매우 인상 적이었으며 개별적으로 나타나는 노트의 선명도는 가히 충격이었습니다.
보통의 애너로빅 내추럴 프로세싱을 거친 커피에서 느낄 수 있는 농밀한 과일의 단 맛과 트로피컬 프룻의 향미에서 발효취는 필연적으로 따라올 수밖에 없는 리스크라고 생각했는데 라 마스카라다는 오직 무산소 발효 프로세싱의 명확한 장점만을 취한 커피입니다.
추출에 사용한 April 드리퍼는 지금은 사라진 에이프릴의 한남동 매장에 방문했을 때 직접 구입한 제품으로 플랫 바텀과 콘 형태 드리퍼의 장점이 함께 공존하는 특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Washed와 Natural 계열의 클래식 한 프로세싱을 거친 커피보다는 Anaerobic 계열의 커피에 주로 활용하고 있는데 추출의 균일성과 다소 느린 편의 추출 시간이 편향된 추출을 방지해 다소 강하게 느껴질 수 있는 향미 성분들을 균일하게 추출해 내어 좋은 밸런스를 연출하는 듯한 관능 평가 경험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하리오 V60 또는 오리가미와 같은 콘 형태의 종 방향 흐름의 리브를 가지고 있는 드리퍼에 비해서 횡적 리브 구조를 가진 April 드리퍼가 균일성과 논바이패스(Non Bypass) 면에서 유리하다는 의견입니다. 이 커피를 접했다면 일반적으로 경험하기 어려운 수준의 강렬함을 가진 커피라는 것을 누구나 공감할 것입니다.
팬텀 마스크를 쓴 화려한 메이크업의 뮤지컬 여배우가
연상되는 커피였습니다.
무언가 다른 특별함을 가진 커피를 원하신다면 추천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