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롬비아 엘 파라이소 카투라 안티 매서레이션

스페셜티 커피 에세이 시리즈 # 13

by Grey



시리즈의 열세 번째 커피입니다.




콜롬비아 엘 파라이소 카투라 안티 매서레이션

(Colombia El Paraiso Caturra Anti - Maceration)



Variety: Caturra



Dripper: Hario V60



Process: Anti - Maceration



Note: Melon, Tropical, Super Fruity, Coke, Cocktail (Boston Cooler),

Lime Ade, Green Tangerine



Information:



2m 11s

95℃

백산수



20g

pour 320g

Ratio 1:16



TDS: 0.97 기기 측정오류로 예상

EY: 15.52 기기 측정오류로 예상


[21 - 31 ℃ 구간에서 최소 30회 이상 측정한 평균값]



Grinding size(㎛): 900.45 - 1,024.98 ㎛




Review:




콜롬비아 디에고 사무엘 베르무데즈가 운영하는 엘 파라이소의 카투라 품종,

안티 매서레이션 프로세싱을 거친 커피입니다.


디에고 사무엘은 혁신적인 커피 프로세싱을 늘 추구해 왔습니다.


안티 매서레이션 프로세싱은 필자에게도 매우 생소한 가공 방식입니다.

다소 최근에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한 가공 방식으로 2024년 엘 파라이소 농장에서 개발했습니다.


진공 상태에서 체리를 장기간 발효시켜 독특한 향미를 구현하는 것이 특징으로 프로세싱 과정을 정리하자면

크게 세 가지 단계로 나누어집니다.


첫 번째로 수확한 커피 체리를 오존을 이용하여 소독해 발효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미생물과 박테리아를

제거합니다.


다음 과정에서부터 본격적인 발효가 이루어집니다.

소독한 커피 체리를 발효 탱크에 담고 진공 펌프를 사용하여 탱크를 진공 상태로 만듭니다.


음압 환경에서 역삼투압 작용이 발생하여 커피 체리 내부의 과즙이 빠져나와 탱크 상단의 체리들은 수분을

잃게 되고 하단의 체리들은 농축된 과즙을 흡수하여 색이 짙어지고 강렬한 과일 향미를 갖게 됩니다.


이 과정은 일반적인 무산소 발효 프로세싱과 비교하여 매우 긴 발효 시간인 60일(1440시간) 동안 진행됩니다.


마지막으로 선별 및 건조를 진행합니다.


발효가 완료되면 수분이 빠져나간 탱크 상단의 체리들은 폐기하고 풍미가 극대화된 하단의 체리만을 선별하여 사용합니다. 선별된 커피는 제습기를 이용해 35 - 42°C 낮은 온도에서 천천히 건조해 향미의 휘발을 방지하고 더욱 강렬하고 매력적인 풍미를 갖게 합니다.


기체를 모두 제거한 항산화 공정은 미생물 발효를 최대한 억제하게 되며 효소의 작용을 우선시하게 만들어주는 효과를 가지게 되는데 이러한 특성 덕분에 이산화탄소를 사용해 무산소 발효를 진행하는 다른 프로세싱들과는 차별화된 독창적인 컵 프로파일을 갖게 됩니다.


엘 파라이소에서는 이 커피에서 캐러멜과 초콜릿의 달콤함과 멜론, 콜라 등 기존에 일반적인 무산소 발효 프로세싱 커피에서 경험할 수 없었던 독창적인 캐릭터를 경험할 수 있다고 이야기합니다.


무산소 발효(Anaerobic Fermentation)와 안티 매서레이션(Anti - Maceration)의 케미컬적 차이를 체크해 보았습니다.


무산소 발효: 산소가 없는 상태에서 젖산균과 효모가 발효를 주도하며 체리의 당분을 분해하여 다양한 유기산과 화합물을 생성해 복합적인 산미와 향미가 발생하게 된다.


안티 매서레이션: 미생물의 발효가 아닌 압력 차이에 의한 당의 이동 및 효소 작용을 중심으로 과일의 농축된

단 맛과 타겟이 명확한 클린하고 깊은 단 맛을 구현하게 된다.


진공 상태에서 미생물의 다변수 활동을 억제하게 되어 효소적인 분해와 삼투압 작용이 주된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안티 매서레이션의 핵심적인 포인트라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실제로 추출한 컵에서도 이러한 특징적인 차이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전반적으로는 상당히 복합적인데 분명한 방향성을 가지고 있는 매력적이고 유니크한 커피였습니다.


높은 온도에서 완전히 익은 과일의 아로마 노트가 나타났는데 이 부분은 온도가 점차 내려가면서 향신료와

다양한 과일 노트들이 섞인 듯한 콜라 향으로 변해갔습니다.


높은 온도 구간에서의 향미는 주로 멜론과 열대과일의 복합적인 향미가 느껴졌고 마치 과일을 활용한 칵테일의 느낌과 유사했습니다.


라임 에이드 또는 녹색 시트러스 과일이 들어간 스파클링 음료를 마시는 인상이 상당히 인상 깊었습니다.


탄산음료(콜라, 사이다, 환타 등 기성 탄산음료)를 마시지 않은 지 거의 10년이 가깝게 지나서 사실 일반적인

콜라의 향미가 정확하게 기억이 나진 않지만 콜라 특유의 텁텁한 단맛과 까끌거리는 애프터가 매우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안티 매서레이션에서 강조하고자 하는 농축된 과일의 단 맛과 타겟이 명확한 클린하고 깊은 단맛이 어떤 부분을 이야기하는지 알 수 있는 대목입니다.


확실히 일반적으로 우리가 스페셜티 커피에서 이야기하는 좋은 단 맛과는 확연히 다른 성향의 단맛이었습니다.


일반적인 내추럴 프로세싱 커피에서 느낄 수 있는 단맛이 원물 그 자체의 당 성분이라면 오늘 경험한 안티

매서레이션 커피의 단맛은 스테비아가 첨가된 듯한 대체 당에 가까운 명확한 테두리를 가진 단 맛이었습니다.


이 부분이 결코 이질적이거나 부정적으로 다가오진 않았습니다.


일반적이지 않은 프로세싱이 적용된 커피이기 때문에 기존의 클래식한 가공을 거친 커피들과 확연한

차이가 있으면 있을수록 좋다고 생각했습니다.


평균적인 입도 분포도와 평균 분쇄도를 가지고 있는 것에 비해서 추출 속도는 다른 커피들과 확연히 빠르다는 차이를 보였고 TDS와 수율은 기기 측정 오류라고 생각할 만큼 낮은 수치를 보였지만 곧이어 엘 디비소 농장의 내추럴 프로세싱 커피를 거의 동일한 세팅 값에서 추출하여 시료로서 추출한 데이터를 참고했을 때 커피

자체의 특성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일반적인 경험에서 TDS: 1.0 / EY: 16 가량의 측정 데이터에서는 이 정도의 인텐스와 명확도를

보여주기는 어렵습니다.


측정 디바이스의 오류라고 생각하여 시료를 교환하고 영점을 잡으며 배터리를 교체하는 등 가능한 방법을

모두 동원해서 수차례 시도해 보았지만 0.8에서 0.9 중 후반대로 TDS 1.0에 미치지 못하는 모습이었습니다.


비교군이 적어 단정 지을 수는 없지만 안티 매서레이션 프로세싱으로 활성화된 수용성 향미 성분들의 분포나

사이즈 등이 일반적인 프로세싱과는 확연한 차이를 가지고 있다는 추측을 해볼 수 있는 대목입니다.


새롭고 특별한 프로세싱에 두려움이 없는 당신께, 초여름의 청량함을 가진 이 커피를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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