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두와 집착 틈 사이에서
가끔 그런 생각을 떠올린다.
나는 지금 어딘가에 몰두하고 있는 건지, 아니면 무언가에 얽매여 집착하고 있는 건지.
둘은 언뜻 보면 비슷해 보일 수 있다. 무언가에 정신을 쏟고, 하루 대부분의 생각을 차지하게 만들고, 그걸 위해 시간을 쓰고 계획을 짜서 일상에서 적용시킨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몰두는 차분하게 만들고, 집착이라는 감정은 점차 나를 무너뜨린다.
예전에 누군가에게 감정이 엄청 깊어졌던 적이 있다.
그냥 친구사이였던 건지, 짝사랑이었는지 모를 정도로.
그 사람이 나를 어떻게 보는지, 말 한마디에 의미부여를 해가며 일희일비하는 나를 보며, 어느 순간 나조차도 나를 못 믿게 되어버린 적이 있다.
그게 무슨 감정인지는 당시엔 판단되지 않았지만, 어떤 마음이든 결국 그것이 '집착'이라는 걸 스스로 인지했을 때, 서서히 그 감정 곁에서 머물지 않고 차츰차츰 멀어질 수 있었다.
불안은 때론 깊어지고, 생각이 많을수록 그 생각들은 차곡차곡 쌓여간다.
그리고 관계는 자유롭지 못한 채, 긴장의 연속으로 흐트러졌다.
꼭 사람뿐만이 아니다. 글을 쓸 때도 마찬가지다.
문장을 쓰고 고치고 고치다가 결국 아무것도 못 쓰게 되는 날들이 있다.
누구나 처음부터 좋은 결과를 낼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나중에는 '완벽해져야 한다'는 강박에 사로잡히게 된다.
무엇이 나를 이렇게 만들었을까
창작도, 관계도... 어느 순간부터는 내가 이걸 왜 놓지 못하는지를 되돌아봐야 한다.
집착이라는 감정은 대체로 결핍에서 비롯된다.
내가 불안해서, 놓치면 무너질까 봐.
혹은 그것이 사라지면, 나 자신도 사라질 것 같아서.
그래서 더 꽉 잡게 되고, 그럴수록 오히려 멀어진다.
'가지고 싶다'는 욕망이 '잃기 싫다'는 공포로 변할 때,
그건 이미 나를 위한 마음이 아니다.
한 번쯤 이런 상상을 해본 적이 있다.
손에 꼭 쥐고 있는 채, 손을 펼 수 없다면...
그걸 놓치고 다른 걸 잡아야 하지 않을까?
하지만 그걸 알면서도 손을 제대로 못 펴는 게
현실일지도 모른다.
그래서 요즘, 우리 안의 집착을 마주하는 연습을 해야 한다.
어느 것에 몰두하고 있는지, 어느 것에 사로잡혀 있는지.
놓아도 괜찮다는 걸, 다 잃는 게 아니라는 걸
스스로 자꾸 인지시켜야 한다.
무언가에 진심인 건 분명 멋진 일이지만,
그 감정이 나를 해치고 있다면, 때로는
"그것을 붙잡기보다 놓아주는 용기"가
나를 더 나은 방향으로 이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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