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제:가끔 감정이 지워졌으면 좋겠다고 생각되었을 때

생각이 많아진 날, 그 마음을 꺼버리고 싶었다

by 지우개가루

어떤 날은 감정이 너무 선명해서, 차라리 아무것도 느끼지 않는 사람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별일 아닌 일에도 마음이 쿡쿡 찔리고, 말 한마디에 하루가 통째로 흔들릴 때면, 이런 나 자신이 답답해져서 숨이 막혔다.

‘왜 이런 일에 이렇게까지 흔들릴까?’

‘내가 너무 예민하게 반응하는 건 아닐까?’

스스로를 자꾸만 눌러 앉히던 날들.

누구에게 말도 꺼내지 못한 채, 괜찮은 척, 웃는 척, 그냥 어느 순간 흘려보내는 연습만 했다.

그렇게 감정이라는 땅속 어딘가에 조용히 묻혀버리고 싶었던 순간들이 있었다.

그저 가만히 있고 싶었고, 누가 나를 불러주지 않기를 바랐고, 아무것도 느끼지 않는 사람이 되어 잠깐이라도 쉬고 싶었다.

무뎌지면 덜 아플 줄 알았고, 아무렇지 않은 척하면 진짜로 괜찮아질 줄 알았다.

감정을 지우려 할수록 선명해지는 것들

하지만 마음은 언제나 그 반대편에서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지우고 싶었던 감정들은 오히려 더 선명해졌고, 피하려 했던 생각은 밤마다 또렷해졌다.

나는 나를 모른 척하며 버텼지만, 내 안의 나는 여전히 작게 울고 있었다.

그래서 이제는 가끔, 감정을 지우고 싶다는 충동이 올라와도

그냥 조용히 그 감정을 바라본다.

지우지 않아도 괜찮다고, 조금 흔들려도 된다고,

이제는 예전보다 조금 더 솔직하게 나에게 말해보려 한다.

모든 감정은 지나가고,

그 지나간 감정들은 결국 지금의 나를 만들어왔다는 걸

조금씩 알게 되기 시작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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