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제:글의 심리는 과연 무엇일까

쓰는 마음은 왜 복잡한 걸까

by 지우개가루

1. 글을 쓰기 전, 마음이 제일 먼저 흔들린다

가끔은 글을 쓰기 전부터 마음이 어느새 무거워진다. 아무 말도 하지 않았는데, 속은 이미 그렇지 않다고 말하고 있고, 자판 하나 누르기까지 몇 시간을 소비하게 된다. 이게 내가 하고 싶은 말이 맞을까? 이걸 써도 되는 걸까? 누군가에게 상처나 해를 입히지는 않을까? 이런 질문들이 복잡하게 얽혀서 너무 솔직해지는 게 아닐까 한다. 이런 의문들이 머릿속을 가득 채울 때, 결국 쓰는 손보다 두려움이 더 앞선다.

2. 드러내고 싶지 않은 마음이 먼저 튀어나오는 순간

글이란 건 참 아이러니 한 존재이다. 가장 진실하고, 가장 진솔하게 자기 자신을 드러내는 수단인데, 정작 쓰기 전에는 본인을 숨기고 싶어 지게 되는 법이니까. 마치 이 글을 통해 누군가에게 들통 나 버린 것 같은 느낌. 애써 숨겨오거나 외면해 왔던 감정들, 자기도 모르게 눌러왔던 고백들이 흘러나와 결국 옷을 입고 세상에 나가게 될까 봐 두려워지는 법이다.

그래서 글을 쓰는 마음은 누군가에게 고백하는 사람의 심리랑 밀접하게 닮아 보인다.

3. 결국 쓰게 되는 마음, 그건 차오름이다

‘이 말을 해도 괜찮을까?’
‘들으면 싫어하지 않을까?’

‘혹시 나만 이렇게 생각하는 게 아닐까?’

그런 생각을 하면서도, 결국 말하게 돼버린다. 아니, 결국 글을 써내고야 만다. 마음은 이미 너무 차올라버렸고, 이걸 쓰지 않으면 오히려 답답하고 뭔가 뻥 뚫리지 않은 이 느낌.

4. 글은 때론 위로고, 때론 고백이다

어떤 글은 사람을 살릴 수도 있고,

어떤 글은 먼저 나를 무너뜨린다

사실, 누가 글을 봐줘서 쓴다기보다 그냥 쓰고 싶을 때 쓰는 게 좋은 것 같다. 글을 읽는 것도 좋지만 내 안의 감정을 어디로든 잠시동안 꺼내놔야 살 것 같을 때. 그럴 땐 브런치에 글 하나 올리고 나면 마음이 괜찮아질 때가 있다. 그냥 한마디로 말하고 감춰두지 않았다는 거에 위안을 느낄 때도 있다.

5. 조용한 용기, 그게 글의 심리다

그리고 그렇게 한 문장 한 문장 써 내려가다 보면,

내가 나를 조금 더 이해하게 되는 날이 온다.

그게 글의 심리인 것 같다.

말하지 못한 나를 대신해서 감정을 대신 실어주고 말해주는,

세상을 꺼내두기 위한 조용한 용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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