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기력이라는 이름의 루틴 속에서
어느 순간부터, 하루의 시작은 침대 위에서 떨어지지 않는 것에서 시작됐다. 사실 아무것도 안 하는 날이면 아무것도 할 게 없다고 생각되어 진짜로 아무것도 안 하게 되는 것이다.
‘오늘은 뭐 하면서 하루를 보내지?’라는 질문 대신, ‘오늘도 그냥 이렇게 하루를 보내야 되겠구나?’라는 체념이자 포기하고 싶은 생각이 먼저 찾아올 때가 있다.
처음에는 그냥 아무것도 안 하는 게 편하다고 생각될 때가 있다. 쉴 때는 쉬고 할 때는 해야 하는 거니까. 그런데 확실히 아무것도 하지 않는 시간이 점점 편안하게 느껴졌다. 이것이 언젠가 우리를 무너뜨리게 만드는 일이란 걸 알면서도, 오히려 일종의 방어기제처럼 작동되어 버렸다.
그렇게 하루, 이틀… 어느 순간부터는
무언가를 하지 않는 것이 일상이 되었고, 그것이 하나의 루틴으로 자리 잡게 되었다.
사실 이런다고 누가 뭐라 할 사람은 없지만 혼자서라도 속으로 혼내고 다그쳐야 했다.
“왜 이러고 살고 있는 거지?”
그런데 그 속에서, 조금씩 알게 되었다.
비록 ‘아무것도 하지 않음’ 속에서 살고 있는 건 맞지만 무너지고 있는 게 아니라,
오히려 점차 회복단계에 들어가고 있음을 말이다.
루틴은 때로 의지로 시작되긴 하지만 어떨 땐 생존에서 비롯된다.
마치 하나의 정글처럼 살아남기 위한 선택이었음을 인정하고 나서야,
조금씩 다시 움직일 수 있는 하나의 원동력이 되는 게 아닐까 느낀다.
이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무기력한 순간은 예고 없이 삶에 찾아오지만,
그걸 미워하는 것보다 조금씩 받아들이는 게 제일 현명한 판단 같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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