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이 알려주는 시간의 속도
분명 어제까지만 해도 두꺼운 옷을 꺼내 입고 있었던 것 같은데, 어느새 반팔을 입고 땀을 닦고 있다. 계절은 늘 천천히 오고 간다고 생각했는데, 돌아보면 언제 이렇게 훌쩍 바뀌었는지 모를 때가 많다.
시간이 참 빠르다고 느껴지는 순간은 대체로 사소하다. 시험을 치르고 나니 한학기가 어느새 순삭 지나가 있고, 친구와 자주 보자고 말만 하다 어느새 1년이라는 세월이 흘러 있다. 누군가와의 관계도 그렇다. 처음엔 하루하루가 특별했는데, 익숙함이라는 담을 넘으면 한 달, 두 달이 금새 흘러가 버린다.
어릴 떈 하루가 그렇게 길었는데, 나이가 들수록 1년이 한 달처럼 느껴지는 건 왜일까. 아마도 새로움이 즐어들어서가 아닐까 싶다. 처음 경험하는 순간은 유난히 길게 남는다.
개학해서 낯선 교실, 처음 타본 비행기, 처음 사랑에 빠졌을 때. 하지만 비슷한 날들이 쌓이다보면, 시간은 마치 동영상처럼 빨리 감기 버튼이 눌러지는 것처럼 휙 지나가 버린다.
그래서일까, 요즘은 일부러 새로움을 시도해본다. 집에만 계속 있으니까 평소에 보지 않던 드라마나 영화를 관람하고 집에서 할 수 있는 운동같은걸로 새로움을 더해본다. 그렇게 작은 변화를 주면 어느새 더 길고 선명하게 남는 하루가 된다.
시간은 어차피 누구에게나 같은 속도로 흐르기 마련이라서 이걸 어떻게 활용하냐가 핵심이 된다. 다만 우리가 느끼는 체감의 차이가 있을뿐이다. 그렇다면 중요한 건 ‘느림’을 만들어내는 일일지도 모른다. 잠깐 멈춰 서서 하늘을 올려다보거나, 마음을 담아 누군가의 얼굴을 오래 바라보는 순간. 그때만큼은 시간이 더디게 흐르는 것 같다.
“벌써.”
“어느새.”
같은 말들이 입에서 쉽게 나오지 않도록, 오늘 하루를 조금 더 오래 붙잡아 보는게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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