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보다는 같이 하는 것이 좋은 사람
일은 혼자서 하면 두 배 더 힘이 든다.
우리 속담에 백지장도 맞들면 낫다는 말처럼 아무리 쉬운 일이라도 같이 하면 힘을 절반으로 줄일 수 있다. 요즘은 건조기에서 일부 건조한 고추를 매일 아침 마당에 널고 출근을 한다. 건조기에서 너무 오래 넣기보다 그래도 가을 따사로운 햇볕으로 건조하면 더 좋을 것 같아 손이 많이 가는 번거로움을 감수하고 있다. 고추를 널기 위해 농산물 건조망을 펼치려면 모퉁이 네 곳을 몇 번이나 왔다 갔다 하는지 모르겠다.
한쪽을 당기면 다른 쪽에 주름이 생긴다.
고추를 펼쳐 놓은 건조망에 주름이 생기면 보기에 좋지 않다. 물론 건조하는 데에는 아무 지장이 없지만 보기 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는 말처럼 될 수 있으면 보기 좋게 널고 싶다. 그렇게 몇 번을 당기다 보면 어느 정도 판판하게 된다.
둘이서 하면 편하다.
아마 둘이 양쪽에서 서로 당겨가며 하면 바로 될 것이다. 이런 게 바로 혼자와 같이의 차이점이다. 나는 농사일을 하러 가게 되면 아내와 함께 가려고 하지만 서로 일정이 달라 혼자 갈 때가 많다. 또한 아내는 농사일이 힘들어 선뜻 가려하지 않는다.
요즘은 2인 1조가 대세다.
일반적인 사업장에서도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위험 작업의 경우 2인 1조 작업 의무화를 추진하고 있다. 농사일은 그다지 위험한 일은 아니라 해도 농기계를 다루는 일이다 보니 항상 위험성이 존재하기는 마찬가지다. 그래서 아내에게 일은 하지 않아도 혹시 다치기라도 하면 즉시 응급처치 등을 위해 같이 가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지만 시큰둥하다.
보면 안 할 수 없다.
물론 작물을 심고 해야 하는 일은 항상 같이 하고 있다. 그런데 수시로 하는 일에는 어렵고 해서 귀찮아한다. 하긴 일하면 땀나고 힘든데 좋아할 사람이 있을까 싶다. 그러니 보면 안 할 수 없어 아예 보려 하지 않는 것이 일을 피하는 적절한 방법일 수 있다.
혼자 하는데 익숙해졌다.
일은 급하게 하면 제대로 되지 않는다. 그래서 혼자 하게 되면 서두르지 않고 천천히 쉬어가며 한다. 굳이 일하기 싫어하는 아내를 붙잡고 해 봐야 짜증만 낼뿐 능률은 떨어질 것이 뻔한 일이다. 이제 한 번 물어보고 아니다 싶으면 더 이상 강요하지 않고 혼자서 간다.
그래도 같이 가고 싶은 이유가 있다.
농사일을 같이하게 되면 도란도란 얘기도 하고 쉬는 틈에 막걸리도 한 잔 할 수 있어 항상 같이 가자고 꼬시지만 잘 넘어오지 않는다. 아무래도 내 욕심만 차리는 것 같아 미안한 마음에 더 이상 말하지 않는다. 그러면 아내도 미안한 마음에 점심을 챙겨서 가져오기도 한다.
온전한 한쪽은 같이 하는 것이다.
흔히들 인생의 반려자 반쪽을 만났다는 말을 한다. 어떤 일이든 혼자 보다는 둘이 같이 하는 것을 완전체라고 보기 때문이다. 아무리 즐겁고 행복해도 혼자서는 티키타카를 할 수 없다. 철 지난 유행어 중에 “인생 뭐 있어?”라는 말처럼 내 주변에 티키타카를 할 수 있는 사람만 있어도 행복한 삶이라 생각하며 감사하는 마음으로 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