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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 참!

나이가 들어가며 세월은 왜 그리 빠를까?

by 박언서

벌써 8월 중순이 지났다.

세월이 빠르다고 느끼는 사람들은 대부분 환갑이 넘은 사람들이 아닐까? 아마 하루하루가 지날수록 젊음에서 멀어져 가는 것이 아쉬워 그런지 몰라도 번쩍하면 하루가 간다. 나는 아침형 인간을 초월하여 새벽형 인간이라 그런지 일찍 출근하기 때문에 오전이 길게 느껴질 때가 많다. 그러다 보니 아침을 5 ~ 6시경에 먹기 때문에 점심을 12시에 먹으면 평균적으로 한 끼를 먹은 후 다음 끼니까지 6시간 정도 소요가 되는 것이다.

젊어서는 세월이 느리게 느껴졌다.

학창 시절이나 청년기에는 왜 그리 시간이 안 가는지 하루라도 빨리 어른이 되고 싶었다. 그래야만 어른들이 하지 말라는 것을 할 수 있으니까 말이다. 그러나 세월이라는 것은 아무리 어른들의 간섭에서 벗어나고 싶다고 해도 느리거나 빠르지 않다. 또한 세월은 시간이 모여 만들어지는 것이기에 스스로의 생각에 따라 다르게 느껴지는 것뿐이다.

어른이 되었지만 변하는 것은 없다.

하루빨리 어른이 되고 싶었지만 막상 어른이 되어도 달라지는 것이 없다. 그런데도 어른만 되면 모든 일이 잘되고 마음대로 할 수 있을 것 같지만 현실은 인생의 짐만 점점 무거워진다. 그렇게 서두르거나 조급하지 않아도 세월이 지나가면 당연하게 어른이 되고 어깨가 무거워질 텐데 몰라서 그러는 것이니 어쩔 수 없다.

학생이나 청년 그리고 직장인 모두 똑같다.

세상의 모든 조건은 대가를 지불하는 기업이나 사람이 원하는 대로 따라야 하는 것이. 학창 시절에는 부모님이 학비나 용돈을 주기 때문에 부모님 말씀에 따라 공부를 열심히 해야 하는 것이다. 직장인은 회사에서 급여를 받는 만큼 회사의 방침에 따라 열심히 일 할 의무가 있다. 물론 자영업자나 경영자도 다를 바 없다. 소비자가 원하는 것을 만들어야 판매가 되고 이익을 남길 수 있으니 소비자의 욕구를 충족시켜야 하는 것이다.

퇴직한 지 벌써 2년이 되어간다.

만약 새로운 직장이 없다면 세월이 빠르게 느껴지지 않았을 텐데 밥을 먹으면 갈 곳이 있고 할 일이 있으니 세월이 빠르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는 것이다. 만약 할 일이 없다면 무엇을 할까 고민을 해야 하고 그 고민이 걱정으로 변해 하루하루 스트레스의 연속이 되었을 것이 자명하다. 세월이 빠르다고 느끼는 것은 그만큼 하루하루가 바쁘다는 말이다. 나이가 들어가며 하루하루가 즐겁고 행복할 수만 있다면 좋은 일이다,

세월은 눈을 뜨고 있어도 감고 있어도 가는 것이다.

하늘이 맑은지 흐린 지 하루에 한 번이라도 바라보고 계절이 바뀌는 것을 몸으로 느끼며 살아야 한다. 그래야 내 몸이 덥고 추운 것을 미리 알고 대비할 수 있는 것이다. 엊그제 입추가 지나고 이번 주말이 처서다. 벌써 가을이니 곳 겨울이 다가오고 그렇게 쉬지 않고 가는 것이 세월이데 내 나이만 생각하며 무정하다 탓만 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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