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것을 줄여가는 나이가 되었다.
식성은 똑같을 수 없다.
선호하는 음식이 비슷할 수 있지만 간이 짜고 싱거움이나 양념 등에 따라 호불호가 갈린다. 또한 식성은 어려서부터 먹어온 음식으로 서서히 몸에 배어가며 적응되어 결국 좋아하는 음식과 싫어하는 음식으로 나누어지게 마련이다. 그러다 보니 부모님의 식성에 따라 자연스럽게 자녀들 식성도 결정이 된다.
술안주도 고기가 아니었다.
나는 2 ~ 30대에는 기름진 음식을 먹지 못했다. 삼겹살이나 고기 종류 그리고 기름에 튀긴 음식은 잘 먹지 않았다. 직장에서 회식이나 친구들 모임 등 술자리에서 삼겹살은 많이 먹어야 5점 정도를 먹으면 더 이상 먹지 못하고 다른 반찬으로 안주를 했다. 삼겹살을 먹으려고 노력도 해봤지만 입이 느끼해서 도저히 먹지 못했다. 특히 술안주는 아무래도 고기가 좋은데 먹지 못하니 김치나 두부 반찬 등을 안주로 먹을 수밖에 없었다.
식성도 변한다.
그런데 언제인지 모르지만 기름진 음식을 먹는 양이 조금씩 늘어갔다. 결론부터 말하면 지금 60세가 넘으니 세끼니 중에 두 끼 이상은 고기를 먹을 수 있고 고기가 당긴다. 가만히 생각해 보면 50세가 넘어서부터 고기를 잘 먹기 시작한 것 같다. 물론 갑자기 식성이 변한 것이 아니라 고기를 먹는 양이 조금씩 늘어났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우리 집은 부모님이 젓갈 종류를 자주 드시지 않았다. 그러다 보니 2 ~ 30대까지 식당에 가서도 젓갈 반찬은 한 점도 먹지 못했었다.
퇴근길에 마트에서 고기를 산다.
주말에 밭에서 일을 마치고 나면 고기가 먹고 싶어 집에 가는 길에 마트에 들러 고기를 산다. 그렇게 구워 먹기도 하고 두루치기도 하고 수육도 해서 종종 먹는다. 식성이 변하다 보니 집에서 고기를 먹는 횟수가 점점 늘어가는 것을 보며 아내가 어이없다는 듯 헛웃음을 짓는다. 그런 나도 선뜻 이해할 수 없지만 그렇게 되었다. 물론 이제 젓갈 반찬도 적응이 되어 바닷가 여행이라도 가면 가리는 음식이 없을 정도로 잘 먹는다.
식성을 바꿔야 하는 나이가 되었다.
나이가 들어가면 짜고 맵고 하는 자극성 음식을 줄이고 되도록 싱겁고 덜 매운 식성으로 바꿔야 한단다. 그런데 식성을 하루아침에 바꾼다는 것이 말처럼 쉽지 않은 일이다. 더구나 음식은 간이 맛을 좌우하기 때문에 간이 싱거우면 당연 숟가락이 덜 가게 마련이다. 그렇다고 건강을 위해서 하는 일인데 고집을 피워가며 짜고 매운 식성을 고집할 수 없는 일이다.
몸에 좋다는 것을 다 따라 할 수는 없지만,
건강을 위해서라면 자극성 식성을 조금씩 개선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물론 나를 위한 일이기도 하지만 결국에는 내가 아프기라도 하면 아내나 자식들까지 걱정하고 어렵게 만드는 일을 사전에 예방하고자 하는 것이다. 지난 세월을 뒤돌아 보면 건강할 때 미리미리 챙기지 못하고 꼭 아프기 시작하면 조심하려니 힘들고 어렵다.
건강한 노후를 위하여,
몸에 안 좋다는 것은 반드시 지켜야 한다. 특히 음식이나 흡연, 음주 등은 웬만한 의지로는 바꾸기가 쉽지 안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래서 너무 짜고 맵고 한 음식은 조금씩 줄여가고 있고, 흡연은 완전하게 끊은 지 20여 년이 지났고, 술은 지금도 먹으면 잘 먹을 수 있지만 퇴직하고 먹는 횟수와 양은 현저하게 줄여가고 있는 중이다.
어떻게 보면 식성은 고집과도 연관성이 있다. 하지만 그런 고집도 나이가 들어가며 나와 가족을 위해 내려 좋을 줄 알아야 하는 것 아닐까?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