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같은 사단에서 군복무를 하는 아들 친구에게

입대한 아들을 그리며 쓴 편지글을 다시 꺼내 봅니다.

by 박언서

△△아! ○○이 아빠다. 군대에서는 편지가 제일 반갑고 기다려지는 것이란다.

이제 부모님 품을 떠나 나라의 품에서 2년 동안 생활해야 하는 것은 너 자신을 위하여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고 하나라도 배움이 될 수 있도록 생활하는 것이 최선이라 생각한다.

세상은 인연이라는 것이 있는데 ○○이랑 △△이는 무슨 인연으로 연결이 되었는지는 모르겠으나 아빠끼리도 친구로 잘 지내고 있는데 아들들이 절친한 친구로 지내고 이렇게 군대까지 같이 가서 서로에게 의지가 되는 것을 보니 보통 인연은 아니라 생각한다.

요즘에는 일주일 단위로 수많은 젊은이들이 입대를 하는 중에 같은 사단에 배치되어 힘든 훈련을 함께 받을 수 있다는 것은 너희 스스로에게 축복이라 생각해야 할 것이다.

군대는 전국 8도에서 각자의 개성이 다르고 생활해 온 방식도 다르고 식습관도 다른 사람들이 모여서 단체를 이루기 때문에 처음에는 적응하는데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또한 군대라는 곳을 본인 스스로의 의지로 오고 싶어서 온 사람도 있겠지만 의무를 이행하기 위해서 오는 사람들이 대부분일 텐데 △△이랑 ○○이는 미리부터 아는 사이로서 힘든 일이 있더라도 서로 만날 수 있는 조건이 되기 때문에 서로에게 위로를 해주며 생활할 수 있어 가족들은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단다. 남자는 초등학교 동창, 고등학교 친구 그다음으로 군대 동기가 기억에 오래 남는단다. 군대 동기는 힘들고 어려울 때 서로에게 믿음을 주고 의지하는 생활을 했기 때문이기도 하고 목숨을 함께할 수 있는 정도의 의리와 믿음이 있어 더욱 오래도록 기억이 된단다. 시간은 눈을 깜박이는 순간에도 흘러간단다. 누가 막을 수도 없고 거역할 수도 없는 시간을 따라야 하는 것이 진리이며 그 진리는 항상 내 가까이 나와 함께 하고 있어 내가 시간을 통제하고 사는 방법이 제일 중요하단다.

지금도 시간은 뛰지도 않고 쉬지도 않고 가고 있다. 스스로 생각하기에 시간을 쫓아간다 생각이 든다면 이번 기회에 군인 정신으로 습관을 바꾸려고 노력하는 것도 괜찮을 것이다. 또한 군대에 입대한 의미가 무엇이든 피할 길이 없고 의무적으로 해야 하는 것이니 통제된 생활이지만 그 나름대로 즐기는 방법을 터득하고 재미난 군대생활을 하길 바란다.

세상은 항상 내가 좋은 것만 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세상을 살다 보면 좋은 일보다는 그 반대가 되는 일이 더 많게 마련이란다. 그렇다고 세상 사람들이 모두 매일매일 불만이나 싸움을 하지 않고 살아가는 것처럼 나름대로 살아가는 방법을 터득했기 때문에 사회가 유지되어 가는 것이란다. 좌우지간 앞으로도 너희 둘이서 어떠한 방법으로 사회에서 먹고살던지 지금까지의 인연을 항상 생각하며 좋은 관계로 살길 바랄 뿐이다.

이제 얼마 남지 않은 군대생활 열심히 하고 항상 남에게 도움이 되는 사람으로 기억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기 바란다. 오래도록 좋은 기억이 남을 수 있도록 말이다!

짧지만 국방부 공무원으로서 건강하고 부모님이 주신 신체가 훼손되니 않도록 지내길 바란다. △△이 덕분에 편안하게 지낼 수 있어 고맙다!

2012.02.14.(화)

너희가 입대한 지 일주일을 기념하기 위하여 ○○이 아빠 씀

keyword
작가의 이전글사랑하는 아들을 국가에 위탁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