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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 때문에 강원도 날씨가 궁금해졌다.

매일 쓰는 편지

by 박언서

아들!

오늘도 뛰었나? 충청도의 아침은 맑고 화창하지만 기온은 뚝 떨어져 있다. 우리 아들이 있는 강원도의 아침은 어떨까? 예전에는 강원도의 날씨 따위는 궁금하지 않았는데 일기예보만 나오면 강원도 날씨가 궁금한 이유는 무얼까? 쌀쌀한 아침이다.

요즘에도 훈련병의 하루 시작은 기상과 함께 구보를 뛰는지 모르겠구나? 세월이 많이 지나다 보니 변한 것도 있겠지만 아침 구보는 건강을 다지기에는 반드시 필요한 운동인데 뛰는 당사자는 귀찮게 생각되어 불만이 있을 수도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하지만 군인이니까 체계적인 시스템에 의한 운동을 하지 일반인이라면 국가대표나 프로 운동선수가 아닌 이상 체계적인 운동을 하기에는 쉽지 않을 것이다. 그러한 체력단련의 기회도 너에게 주어진 혜택이라 생각한다면 즐거운 마음으로 아침을 시작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 아들은 군대에 가기 전에 늘 입버릇처럼 "군대 가서 살 좀 빼고 몸짱 만들어야지" 했던 것처럼 무엇인가 목표를 세우고 내 것으로 만드는 과정을 군대 내에서도 충분히 실천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네가 건강하고 체력을 다진다면 그 또한 의무이고 나라에서 공짜로 의/식/주를 제공해 주는 것에 대한 보답일 것이다. 어제는 아빠 안경을 바꾸고 이모한테 머리도 자르고 동생은 하드 랜즈를 했단다. 그리고 이모랑 감자탕 집에 가서 밥 먹고 집에 왔다. 아빠는 군대생활에서 휴가를 나올 때 정말 멋지게 하고 다녔는데 우리 아들도 아빠보다 더 멋을 것으로 생각한다. 더구나 베레모에 디지털 야상을 입인 우리 아들을 상상하니 마음이 흐뭇하구나! 군인을 멋진 복장과 씩씩한 모습으로 본인 스스로 자긍심을 갖고 생활하는 것이 진정한 군인 군인다운 군인일 것이다. 아빠는 오늘 8시 20분경에 사무실에 나와 아들에게 편지를 쓴다.

2012.02.16.(목)

아침에 그리움을 담아서 아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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