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대 그리고 종교

부자지간의 공감 군대

by 박언서

아들!

넌 일요일에 종교 활동 어디로 가니? 가만히 생각하니까 일요일에는 내무반에 대기하는 사람이 한 명도 없이 종교 활동에 가야 하는데 할머니 영향으로 교회에 가는지 아니면 친구들 많이 가는 곳으로 따라서 가는지 궁금하네!

사람이 세상을 살면서 종교가 하나 있다는 것은 사회생활에 도움이 될 수도 있지, 하지만 모든 종교인이 지켜야 할 기본적인 예의가 있는데 요즘에는 그러한 기본이 무시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란다. 또한 앞으로의 세계는 종교적 갈등에 의한 전쟁이 빈번해질 것으로 우려도 하고 있지. 이러한 현실을 볼 때 과연 개인적인 신앙을 가지고 사회생활을 하는 것은 긍정적이지만, 그 종교적 이념에 의한 사회활동의 장애도 있을 수 있다는 것을 생각할 필요도 있을 것이다. 아빠가 부탁하고 싶은 말은 네가 종교를 선택하는 것은 순수한 너의 자의에 의한 것이어야 한다. 네가 믿는 종교 이외의 다른 종교에 대하여 절대 욕하면 아니 되고, 너무 깊이 빠지게 되면 반드시 사회생활에 지장이 있을 수 있으니 각별히 유념하여 선택하길 바란다. 어제는 주말이면 늘 하는 것 중 하나인 목욕을 갔다가 해장국을 먹는데 아들생각이 나더구나. 아빠 엄마 품에 있을 때와 인천에서 학교 다니며 터득한 사회성을 비교해 보면 많이 변한 모습을 느낄 수 있었는데 이제 멋진 군인 훤칠한 키에 베레모를 쓴 모습으로 변한 아들을 상상해 보니 기대가 되는구나.

너도 아마 봤을 거야 아빠 군대에 있을 때 사진! 그런데 아빠는 키가 좀 작아서 그렇지만 나름대로 군복을 입으면 동기들이 다 부러워하고 그랬단다. 아빠가 제대한 지도 26년의 세월이 흘렀구나. 아빠는 제복이 잘 어울리고 제복을 입으면 으슥해지는 기분이라서 제복 입는 직업을 선택했으면 잘했을 텐데 지금에 와서 직업을 바꿀 수도 없고 이대로 살아야지 뭐!

아빠는 너처럼 전방에서 근무하지 않고 서울에서 의무경찰로 좀 편하게 근무했기 때문에 네가 지내는 것은 그냥 상상일 뿐 잘 알지는 못하지, 하지만 군대는 다 거기서 거기지. 그래도 아빠는 논산훈련소부터 선택받는(훈련소에서 행정 봤거든 그래서 야간 행군도 면제받고 그랬지) 영광을 시작으로 제대할 때까지 발탁되어 다녔기 때문에 특별히 고생한 기억은 없다. 서울이라는 도시생활을 젊어서 배울 수 있는 기회가 있었기에 나름대로 잘 생활했단다. 사회생활의 기본적인 방법이나 요령을 군대에서 터득했으니 말이다. 결과적으로 다 자기 하기 나름이지 본인의 노력 없이 좋은 결과를 기대하는 것처럼 부질없는 것은 없다는 것이다.

또한 군대에서 진정한 남자들의 우정을 느낄 수 있는 그리고 영원히 기억하고 먼 훗날에 추억으로 기억할 수 있는 의미 있는 군대생활을 가길 바란다. 군대가 아니면 강원도에서 언제 살아보겠니? 그 또한 좋은 기회라 생각하고 강원도는 명산이 많은 곳이기도 하니 명산의 정기를 마음껏 받아가며 건강하게 전역하는 날까지 열심히 뛰어보자! 아빠가 친필로 써야 하는데 세상이 변하다 보니 손으로 쓰는 것이 익숙지 않아 워드로 치는 것을 이해하길 바란다.

2012.02.20.(월)

자랑스러운 아들을 가진 아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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