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에 두 통을 썼다.
어제는 카페에 올라온 사진을 몇 번이고 봤다. 우리 아들 얼굴을 확인하고 난 후 함께 입대한 네 친구도 찾아봤다. 가끔은 이렇게라도 아들 얼굴을 볼 수 있어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 특히 엄마는 아주 반가워하며 잘 생겼다는 말이 계속 나온다. 사진을 보니 건강하고 밝은 얼굴이 잘 먹고 잘 지내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어느 곳에서나 무엇을 요구하고 불만하기보다는 주어진 여건에서 적응을 빨리 하는 사람이 현명한 사람이지.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집을 떠나 인천에서 공부해 가며 1년이라는 세월 동안 많은 것을 보고 느꼈으리라 생각한다. 시골에서 12년 동안 학교를 다니며 살다가 대학을 그래도 광역시인 인천으로 보내고 아빠 엄마는 걱정을 많이 했지. 하지만 ○○이는 나름대로 살아가는 방법을 스스로 터득하고 있는 것을 지켜보며 걱정과는 달리 빠르게 적응하는 모습에 대견함을 느꼈단다. 부모의 마음은 자식에게 무엇이든 다 해주고 싶은 심정이지만 현실적으로 못해주는 것이 있을 때는 얼마나 마음이 서운하고 답답함을 가지고 있는지 너도 이제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시골 아이가 도시 아이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잘 어울릴 수 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적응을 잘한다고 하는데 우리 아들은 선임들에게 귀여움을 받으며 학교생활까지 적응을 잘하는 모습에 엄마가 어찌나 좋아하는지 모르겠다. 그래도 우리 아들은 아빠 엄마가 1년이라는 세월을 혼자 자취해 가며 공부하는 모습을 겪었으니 군대에 보내고도 그렇게 많이 걱정하지 않았단다. 1년이라는 세월이 짧지만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는 시간이었다고 생각한다. 만약 그 시간이 없이 집에서 대학을 다니다 군대를 보냈더라면 아빠도 엄마도 마음이 더욱 불안하고 걱정을 더 했을 것이다. 오늘은 네 친구네 가족하고 면회 가는 것을 상의했는데 우선 펜션을 예약했단다. 늦으면 그나마 복잡할 것 같아서 훈련소에서 15분 거리에 있는 ○○면 ○○리에 있는 ○○○○ 펜션이라는데 깨끗한 것 같아서 인터넷으로 확인하고 예약했지. 집에서 음식을 가지고 가서 직접 해서 먹이 싶은 것이 엄마들 마음이라서 그렇게 하기로 했단다.
엊그제 엄마가 파김치 담가서 가지고 가야 한다는데 삼겹살에 파김치면 되나? 엄마가 그러는데 “맛있는 것 모두”라고 했다는데 구체적으로 먹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모르겠다더라. 대충 피자, 치킨, 이거면 되잖아? 그리고 그날 고향 선배(소위)도 함께 할 수 있는지 물어봐서 너희 나올 때 같이 나와서 먹으면 좋을 것 같으니 만날 수 있으면 한번 물어봐서 가능하면 같이 나올 수 있도록 말해봐. 먹을 것은 여유 있게 가지고 갈 테니 부담 갖지 말고! 동생도 형이 보고 싶다고 해서 현장학습으로 학교에 말해서 같이 갈 거야. 그리고 혹시 뭐 필요한 것이 있으면 갈 때 가지고 갈 수 있도록 미리 편지를 하던지 연락을 해라.
어제부터 엄마는 너 면회 가는 날만 기다리며 준비하고 있다. 엄마 성격 알지 깔끔하게 차곡차곡 준비하는 성격!
날씨가 아직도 추운데 건강하게 지내라! 아빠는 내일부터 세미나 간다! 통영으로~~~
2012.02.21.(화)
보고 싶다 아들아! 아빠가!